일본 도쿄 도심에 34일 연속 비가 내리며 1886년 통계 작성 이후 최장 연속 강우 기록이 세워졌다. 장기간 이어진 흐린 날씨에 일조시간까지 크게 줄면서 과일의 당도가 떨어지고 수확이 늦어지는 등 농작물에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일조 부족이 수면과 피로 등 건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9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도쿄 도심에는 지난달 27일부터 29일까지 34일 연속 비가 내렸다. 비가 아주 조금 내린 날도 포함한 기록이다. 종전 최장 기록은 2019년 6월 27일부터 7월 29일까지의 33일이었다.
장기간 이어진 궂은 날씨는 여러 기상 요인이 겹친 결과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남쪽에 머물던 제24호 태풍이 저기압으로 바뀐 뒤 가을 장마전선과 습한 공기가 겹치면서 비가 이어졌다. 도쿄를 포함한 간토 지방과 나가노·야마나시현의 9월 상순 강수량은 평년의 약 3.6배에 달했다. 일본의 가을 연휴인 실버위크(19~23일)에도 제25호 태풍의 영향으로 곳곳에 많은 비가 내렸다.
비와 함께 흐린 날이 이어지면서 일조량도 크게 줄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9월 1~20일 도쿄 도심의 일조시간은 25.2시간으로 평년의 29%에 그쳤다. 같은 기간 나고야시는 45.1시간(평년의 41%), ‘폭염 도시’로 알려진 사이타마현 구마가야시는 24.4시간(27%)에 불과했다.
농작물에는 이미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나가노현 미나미신슈 농협은 닛케이에 "긴 비로 과일이 수분을 많이 흡수해 커졌다"며 "수확철을 맞은 포도와 배의 당도는 예년보다 낮다"고 밝혔다. 당도 기준에 맞춰 따는 샤인머스캣은 수확이 늦어지고 있다.
가을 행락철 단풍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고이데 다이 국립환경연구소 주임연구원은 닛케이에 일조 부족으로 단풍 절정기가 늦어지고 덜 물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조 부족이 건강에 미칠 영향도 우려된다. 도쿄 시나가와구 모리시타클리닉의 모리시타 가쓰야 원장은 닛케이에 "이달 들어 예년보다 권태감과 무기력, 피로를 호소하는 환자가 늘었다"고 말했다. 햇빛을 받는 시간이 줄면 체내 시계가 흐트러져 수면 리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비가 앞으로 더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제26호 태풍은 29일 오전 세력이 약해지면서 일본 남쪽 해상을 북동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10월 1일께 이즈제도에 접근한 뒤 일본 동쪽 해상으로 빠져나가 이르면 2일 온대저기압으로 바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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