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일동 땅꺼짐 전 하수관 균열 확인…서울시, 강동구 통보 후 후속점검 없어

지난해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 발생한 싱크홀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 발생한 싱크홀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서울 강동구 명일동 땅꺼짐 사고가 발생하기 전 사고 현장 인근 하수관로에서 균열과 이음부 결함 등 이상징후가 확인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서울시는 관련 조사 결과를 강동구청에 전달했지만, 이후 실제 정비 여부를 확인하는 등 별도의 후속조치는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3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서울도시철도 9호선 4단계 연장사업 1공구' 시공사는 공사 과정에서 사고 현장 일대 하수관로를 조사한 뒤 서울시에 실태조사결과서를 제출했다.

보고서에는 사고지점과 인접한 201라인 등에서 이음부 결함과 단차, 표면손상, 종방향 균열 등의 이상징후가 확인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서울시는 보고서를 제출받은 뒤 하수관로 관리주체인 강동구청에 협조 공문을 보냈다. 서울시는 공문에서 "본 공사가 안전하게 시행될 수 있도록 하수관로 탈락 등을 사전에 정비해 주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그러나 별도의 정비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부 의원실이 피해 유족을 통해 확보한 정보공개청구 회신자료에 따르면 강동구청은 당시 실태조사결과서상 땅꺼짐 구간의 하수관 구조적 상태가 '좋음·매우 좋음'으로 평가돼 시설물 정비 시급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강동구청은 "별도 조치한 사항이 없다"며 "지적된 하자가 없다"고 회신했다. 시공사 조사에서 균열과 이음부 결함 등이 확인됐지만 구조적 상태에 대한 종합 평가를 근거로 별도의 정비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수관로의 직접적인 관리주체는 강동구청이지만 서울시에도 지반침하 예방과 지하안전관리에 관한 권한과 책무가 있다는 게 부 의원 측 지적이다.

'지하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 제38조 제1항은 시·도지사가 지반침하 발생 우려가 있는 경우 관계인에게 보수·보강 등 안전조치를 명령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서울특별시 지하안전관리에 관한 조례'도 지하안전에 관한 관계 기관 간 상호 협력 및 조치를 서울시 지하안전관리계획에 포함하도록 하고 있다.

사고조사위원회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사고조사보고서에서 '노후 하수관로 누수'를 사고의 간접 원인으로 제시했다. 다만 보고서의 '사고원인별 각 기관 수행내용'에는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설계부가 강동구청 치수과에 하수시설물 조사 결과에 따른 협조를 요청했다는 사실과 '하수관의 소량·장기누수로 인해 확인 곤란'이라는 내용 등이 담겼다.

부 의원은 "사고 이전부터 하수관로의 균열과 이음부 불량 등 이상징후가 확인됐고 시공사도 우려를 전달했지만 서울시는 강동구청에 관련 내용을 전달한 이후 실제 조치 여부까지 점검하지 않았다"며 "서울시 역시 지하안전관리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는 만큼 서울시와 강동구청의 사전 대응이 적절했는지 사고조사 과정에서 분명히 규명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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