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특허법인 사무실 두 곳에 불을 질러 26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 77세 남성의 신상정보가 공개됐다. 경찰은 범행 당시 건물 내부에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불을 질렀다고 보고 살인미수 혐의를 추가해 사건을 송치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은 3일 피의자 이명수(77)의 이름과 나이, 사진을 서울경찰청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공개 기간은 이날 오전 9시부터 다음 달 3일까지 30일간이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28일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를 열고 이씨의 신상 공개를 결정했다. 위원회는 피해의 중대성과 범행 수단의 잔인성이 인정되고 범행 증거도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씨가 신상 공개 결정에 대해 서면으로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지 않으면서 5일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이날 공개가 이뤄졌다.
특정중대범죄 피의자 등 신상 공개에 관한 법률(중대범죄신상공개법)은 범행 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사건에서 피의자의 범죄 사실이 충분히 입증된 경우 신상정보를 공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씨는 지난달 20일 오전 11시 54분께 역삼동 신명빌딩 3층에 이어 낮 12시 1분께 인근 한양빌딩 4층에 휘발유를 뿌리고 라이터로 불을 지른 혐의를 받는다.
이로 인해 신명빌딩에 있던 특허법인 관계자 15명과 한양빌딩에 있던 관계자 11명 등 모두 26명이 기도화상 등의 부상을 입었다. 이 가운데 변리사 1명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돼 치료받았다.
경찰은 당초 이씨에게 현존건조물방화치상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수사 과정에서 살인미수 혐의를 추가했다.
이씨가 범행 직전 특허법인 직원에게 특정인의 근무 여부를 물은 뒤 해당 직원이 사무실 내부로 들어간 것을 확인하고 불을 질렀다는 점, 사무실에서 나오는 사람들과 마주쳤다는 점 등을 근거로 이씨가 건물 내부에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지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경찰은 이씨가 사전에 범행을 계획했으며 불특정 다수인을 사망에 이르게 할 고의도 있었다고 봤다. 이에 따라 지난달 29일 살인미수 혐의를 추가해 사건을 송치했다.
이씨는 체포 직후부터 범행 동기에 대해 특허법인이 허위 특허증을 발급하는 등 자신에게 사기를 쳤다는 불만이 있었다고 주장해 왔다. 그는 겁을 주고 자신의 사정을 세상에 알리고 싶어 불을 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송치 당일에도 취재진을 향해 “경찰에 사기를 이야기했는데 수사를 안 했다”고 외쳤다. 피해자들에게 미안하지 않으냐는 질문에는 영어로 “조용히 하라”고 소리쳤다.
한편 경찰은 서울중앙지방공소청이 사건 송치 직후 이씨에 대한 공소청 소속 프로파일러의 심리분석을 요청함에 따라 관련 실무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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