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비튼 '춘풍처도 온다'…박애리 "지금 우리들의 이야기"

  • 국립극장서 27일 개막

  • 주체적인 여성 '춘풍처' 앞세워

  • 주식 투자 열풍 등 현대 세태 풍자

국립극장 마당놀이 춘풍처도 온다 배우 박애리춘풍처 역가 3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뜰아래연습장 공용리허설룸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국립극장
국립극장 마당놀이 '춘풍처도 온다' 배우 박애리(춘풍처 역)가 3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뜰아래연습장 공용리허설룸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국립극장]


"관객들이 공연을 보다 보면 '옛날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의 이야기구나'라고 생각할거예요. 바로 지금 우리들의 이야기예요."

소리꾼 박애리가 3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에서 열린 마당놀이 ‘춘풍처도 온다’ 연습실 공개에서 이렇게 말했다.

고전소설 ‘이춘풍전’을 바탕으로 한 '춘풍이 온다'를 각색한 이번 작품은 방탕한 남편 대신 무너진 집안을 일으키는 아내 춘풍처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박애리는 “서로를 탓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주체적인 여성의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했다.

춘풍처 역은 박애리와 소리꾼 정은혜가 번갈아 맡는다. 어린 시절 부모와 함께 마당놀이를 즐겨 봤다는 박애리는 이번이 첫 마당놀이 출연이다. 그는 “어릴 때 즐겨 보던 마당놀이 무대에 직접 서게 돼 기쁘다”며 “마당놀이의 전설인 김성녀 감독에게 직접 지도 받으며 성장하고 있다”고 했다.
 
국립극장 마당놀이 춘풍처도 온다 단체 사진사진국립극장
국립극장 마당놀이 춘풍처도 온다 단체 사진[사진=국립극장]

고전의 해학에 현대 사회의 풍자를 더한 것도 특징이다. 투기를 방불케 하는 주식 투자 열풍 등 오늘날의 세태를 꼬집는 장면이 등장한다. 기존 ‘춘풍이 온다’에는 없던 장면도 대거 추가됐다. 박애리는 “옷 가게를 열어 고군분투하는 춘풍처와 집안이 다시 일어서자 가산을 탕진하러 나가는 남편의 모습 등이 새롭게 담겼다”며 “옛날이야기를 추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금 우리 시대의 문제를 마주하고 해결하는 모습에서 관객들이 시원함을 느낄 것”이라고 했다.
 
춘풍처도 온다 연희감독 김성녀
춘풍처도 온다 연희감독 김성녀

특히 이번 작품은 40여 년간 '마당놀이의 여왕'으로 활약해 온 김성녀가 연출과 연희감독을 맡았다. 극 중 춘풍처는 남장을 하고 평양으로 향하는데, 박애리는 김성녀의 시연과 지도를 통해 남장 연기에 몰입하고 있다.

박애리는 “제 안의 또 다른 성(性)을 발견하고 있다”며 “익살스러운 장면에서도 춘풍처의 진심을 담으려고 노력 중"이라고 했다. 이어 “과장된 연기로 웃기려 하기보다 진정성을 담아 표현할 때 오히려 웃음이 터진다는 김성녀 선생님의 가르침을 가슴에 새기고 연습 중”이라고 했다.

원작에서 이름조차 드러나지 않았던 춘풍처가 이번 무대에서 자신의 이름을 찾을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박애리는 말했다. "마당놀이는 공연 도중에도 당시의 시대 상황이나 뉴스가 작품에 녹아들었다고 하더군요. 오늘 아침 뉴스에서 들은 이야기가 그날 공연에서 풍자될 수도 있고요. 27일 첫 공연 때 춘풍처의 이름이 나올지 한번 지켜봐 주세요.”

공연은 오는 11월 27일부터 내년 1월 24일까지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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