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하락했음에도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지난달 수입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수입물가는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에 차례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물가상승 압력도 다시 커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10월 수출입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47.1%, 전월 대비로는 4.1% 상승했다.
전월 대비 수입물가 상승률은 지난 8월 -4.4%로, 1년 2개월 만에 내림세로 돌아섰으나 9월(2.3%) 오름세로 방향을 튼 뒤 상승 폭이 커지고 있다. 작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7월 50.6%로 고점을 찍은 뒤 8~9월 각각 42.6%를 기록했다.
한은의 경제통계국 이병두 과장은 "환율이 상승하면서 수입물가가 올랐다"며 "최근 국제유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환율은 떨어지지 않고 있어 수입물가가 꺾일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10월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67.65달러로 지난 7월 131.31달러보다 절반 이상 떨어졌으나 평균 원.달러 환율은 1326.92원으로 석 달 전 1019.12원보다 300원 이상 올랐다.
따라서 원화로 환산한 수입물가가 급등한 것이다. 환율 변동 효과가 제거된 계약통화기준(외화표시 수입가격)으로 보면 수입물가는 작년 동월 대비 1.1% 상승하는데 그쳤고 전월 대비로는 오히려 11.4% 하락했다.
전월대비 품목별 등락률을 보면 원자재에서 원유(-17.2%), 동광석(-17.3%), 천연고무(-6.8%) 등이 하락한 반면 돼지고기(13.2%) 철광석(17.4%) 액화천연가스(29.6%) 등은 올랐다.
중간재에서는 집적회로(16.1%) 합금철(11.9%) 후판(10.9%), 공구(25.1%), 액정표시장치(18.6%) 등이 크게 올랐고 고철(-5.6%) 등은 떨어졌으며 자본재는 금속절삭기계(16.7%), 인쇄기(19.1%) 등 대부분 품목이 상승했다.
소비재에서는 셔츠(27.7%) 가구(17.4%) 바지(20.7%) 등의 수입가격은 크게 올랐으나 경유(-16.3%), 휘발유(-13.6%) 등은 내렸다.
수출물가도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작년 동월 대비 38.6%, 전월 대비로는 7.7%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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