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스타힐스

(르포) 한국이 건설한 싱가포르 '랜드마크'에 가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0-02-16 18:04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쌍용건설, 8일 마리나베이 샌즈호텔 상량식 개최

   
 
미국 라스베이거스 샌즈사가 발주하고 국내 건설사인 쌍용건설이 시공 중인 마리나베이 샌즈 호텔. 국내 해외 수주로는 사상 최고인 9000억원 규모로 쌍용건설이 다국적 컨소시엄을 제치고 단독수주해 관심을 끈 바 있다.

"이 사업을 수주하고 공사를 진행한 18개월 동안 한 번도 편히 잠을 자본 적이 없습니다. 입찰에 참여했던 한국기업들은 건물 디자인을 보고 붕괴를 우려한 나머지 입찰을 포기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샌즈(MBS)호텔 상량식이 열린 8일. 현지 행사장에서 만난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은 사업을 처음 수주하던 당시를 떠올리며 감회에 젖는다.

쌍용건설이 약 2년전 국내 해외수주 사상 최고액인 9000억원 규모의 공사를 따내 전 세계를 놀라게 했던 이 프로젝트는 18개월만에 골조공사를 완료했다. 쌍용건설은 연말까지 내부공사 등 모든 공사를 끝낸 뒤 내년 1월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MBS 호텔의 타워1은 '중력을 무시한 건축물'이라는 찬사를 받을 만큼 현존하는 건축물 중 기울기가 52도로 가장 난이도 있는 공사가 이뤄진 건물로 꼽힌다.

마리나베이 샌즈는 미국 카지노·호텔 전문개발업체 라스베이거스 샌즈(LVS)사가 싱가포르 정부로부터 사업권을 수주해 가족휴양지 및 카지노 컨벤션 문화공간 등이 어우러진 복합 리조트(IR)로 한창 개발 중에 있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곳은 한국 기업인 쌍용건설이 건설 중인 마리나베이 샌즈 호텔. 57층 높이의 각기 다른 기울기를 자랑하는 3개동 규모로 객실은 총 2065개에 이른다. 골조 무게만해도 약 7000t에 달하는 스카이 파크가 지상 200여m의 높이에 설치된다.

스카이 파크에는 수영장·전망대·정원·레스토랑 등이 들어서 싱가포르만과 시내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다. 특히 보잉 747 여객기 전장과 비슷한 규모인 약 70m 가량이 하부의 지지대가 없이 돌출되는 독특한 구조로 설계돼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에는 건축공법보다는 토목공법이 많이 사용됐다"고 설명했다.

건물이 두 갈래로 나뉘어진 데다 23층부터는 한 건물로 합쳐지기 때문에 중력에 의한 하중을 견딜 수 있는 건축공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공사 과정에서 경사진 구조물을 지탱하기 위해 수많은 지지대를 세우고 강선(피아노줄)을 이용해 쓰러짐을 방지하면서 건설하는 교량공법(토목)도 동원됐다.  

또 24개월이라는 공사기간에 맞춰 사업을 진행한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 했지만 발주처에서 조차 '기적'이라고 표현할 만큼 국내 건설기술은 대단했다. 

실제로 이 곳 현장은 24시간 내내 가동된다. 일년 내내 섭씨 30도, 습도가 80%를 웃도는 습하고 더운 환경에서도 현장 인력들은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난이도가 최상급인 공사인 만큼 안전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24시간 내내 가동되는 안전시스템은 각 분야 엔지니어들과 팀장급 간부들에게 현장상황을 실시간으로 전송한다. 

이 곳에는 쌍용건설 기술직 100여명과 LVS 기술직 100여명, 현지 기술직 150여명 등을 비롯해 최고 2만여명이 작업을 벌이고 있다.   

김응주 MBS 호텔 타워 1팀장은 "가장 기울기가 심한 동인 만큼 공사가 힘들었지만 무사무탈하게 골조공사를 마치게 됐다"며 "앞으로 내부 마무리 공사에도 안전과 완성도에 심혈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도 "입찰 당시 프랑스 일본 등 다국적 컨소시엄과 경합을 벌인 결과 한국기업이 단독수주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주목받았지만 골조공사가 마무리된 이후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이는 건축물을 탄생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아델슨 LVS회장은 "아직 완공되지 않은 리조트임에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이제까지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바 없는 대규모 이벤트들의 예약이 쇄도하고 있다"며 "MBS가 싱가포르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8일 싱가포르 현지에서 개최된 상량식에는 김석준 회장과 발주처인 샌즈 그룹 셀던 아델슨 회장, 김중근 주싱가포르 대사, 윙타이 그룹 에드먼드 쳉 회장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아주경제= 권영은 기자 kye30901@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