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엄마라는 존재를 보다 인간적으로 접근하고자 하는 원작의 메시지가 고스란히 녹아있는 연극 '엄마를 부탁해'가 27일부터 3월 23일까지 세종M씨어터에서 공연된다. |
‘풍금이 있던 자리’, ‘외딴방’, ‘깊은 슬픔’ 등 20여 년 동안 다수의 베스트셀러를 발표하며 출판계의 스타 작가로 인정받은 신경숙. 그 중 우리 엄마의 인생과 사랑, 그리고 가족의 내면 이야기를 절절하게 그려내 120만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베스트셀러 ‘엄마를 부탁해’가 2010년 연극으로 재탄생돼 그 깊은 감동을 새롭게 만난다.
가족들에 대한 절대적인 ‘사랑’과 ‘희생’으로만 귀결되는 엄마의 존재에 익숙해져 있는 우리들에게 신경숙 작가는 말한다. “엄마가 처음부터 엄마로 태어난 사람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의 생각이 깨졌으면 좋겠다. 엄마와 자식 사이 뿐 아니라 사회적 관계 자체가 모성적이었으면 좋겠다”라고.
엄마라는 존재를 보다 인간적으로 접근하고자 하는 원작이 지닌 메시지가 고스란히 녹아있는 연극 엄마를 부탁해는 비슷한 소재의 여느 작품들과는 또 다른 새로운 시선으로 엄마의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진다.
작품 속 가족들이 기억해내는 엄마는 신화화된 존재가 아닌 ‘한 인간, 한 여자’로서의 모습으로 새롭게 발견된다. 가족 모두는 엄마에게서 무한한 위로를 받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엄마를 위로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연극 엄마를 부탁해가 진행되는 동안 관객들은 문득 엄마의 어린 시절, 우리 엄마의 꿈, 그리고 사랑까지도 궁금해 하며 엄마의 존재를 그리워하게 될 것이다.
원작자 신경숙은 슬프고도 아름다운 엄마에 관한 에피소드들을 특유의 세밀한 문체와 내면 묘사로 물 흐르듯 그려낸다. 독자들로 하여금 끊임없이 눈물짓게 만든 원작의 감동이 백성희·박웅·정혜선·심양홍·길용우·고동업·서이숙 등 실력 있는 연기파 중견배우들의 섬세한 연기로 무대에서 새롭게 살아난다.
원작 엄마를 부탁해에서는 엄마를 찾아 헤매는 자식들과 남편, 그리고 엄마의 시선으로 시점이 전환되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가족들 서로가 잘 몰랐던 엄마의 인생과 내면을 파편적으로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가족들의 기억은 때로는 환상 속 이야기인 듯 착각을 불러일으키는데 결국 현실과 환상이 기묘하게 연결되어 작가가 의도하는 보편적 진리를 말해주고 있다.
원작 속의 특유의 문체는 연극이라는 입체적인 장르를 만나 새롭게 탈바꿈한다. 인간 내면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주목받는 작가 고연옥과 지난 30여 년 동안 한국 드라마의 중심에서 뛰어난 연출력을 선보인 고석만 연출의 손을 거쳐 독자들의 머릿속에서만 그려지던 원작이 희곡적 텍스트로 탈바꿈된다. 더 나아가 이 시대의 문제를 환기시키는 사회적 리얼리즘으로 확대되어 무대 위에서 관객들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27일부터 3월 23일까지 세종M씨어터에서 펼쳐진다.
아주경제= 김나현 기자 gusskrla@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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