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은 '고객은 왕'이라는 구호를 만트라(주문)처럼 읖조린다.
하지만 '자동차 왕' 헨리 포드가 포드를 창립했던 1903년 고객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면 지금처럼 거대한 자동차시장이 형성됐을까. 당시 고객들은 고가의 자동차보다 좀 더 빠른 말(馬)을 선호했을 수 있다.
그러나 포드는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것을 찾아내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6일(현지시간) 기업이 혁신을 꾀하려면 고객보다는 경쟁사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주목하라고 지적했다.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지갑을 열게 할 혁신제품을 개발하려면 경쟁업체의 혁신 노력과 시장의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소비자의 의견을 무시하라는 건 아니다. 소비자의 통찰력은 특히 기업이 단기 전략을 세울 때 빛을 발한다. 이들의 의견은 가격경쟁력이나 제품 혹은 서비스의 질을 높이거나 재고를 줄여야 할 시점을 결정할 때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시장이 새롭게 재편될 때 기업이 시장의 변화를 선도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방법은 들려주지는 않는다고 포브스는 지적했다.
소비자는 오히려 시장의 변화를 감지하지 못한 기업들을 비난하며 주저없이 새로 등장한 혁신제품을 선택한다.
포브스는 소비자의 목소리에만 귀 기울이기보다 소비패턴을 연구하고 경쟁업체들이 내놓는 혁신적인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피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포브스는 161년 전통의 미국 신문사 시카고트리뷴을 고객의 목소리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인터넷 공짜뉴스 시대의 흐름을 파악하지 못해 파산한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았다.
시카고트리뷴은 대부분의 수익을 신문광고를 통해 거둬들였기 때문에 광고주들의 요구를 100% 수용했다. 광고주들은 기사콘텐츠를 이용한 간접광고나 끼워넣기식 광고물 등을 홍보수단으로 활용했다.
하지만 인터넷의 등장으로 신문광고 수요가 급격하게 줄면서 시카고트리뷴은 파산보호를 신청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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