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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 "도장찍은게 언제인지 가물가물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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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1-07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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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부채상환비율(DTI)이 강화된 이후 분양권 시장은 거래가 실종됐어요. 계약서에 도장을 찍어본지가 언제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해요. 잔금 마련이 여의치 않은 계약자들이 매물을 내놓으면서 웃돈(프리미엄)도 내려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서울 고척동 한 공인중개사의 하소연이다.

청약시장이 급격하게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분양권 시장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잔금 마련을 못한 계약자들이 분양가 수준에 매물을 내놓는 사례도 늘고 있지만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서울 구로구 고척동의 한 아파트 단지. 올 11월 입주 예정인 이 아파트(109㎡형)는 지난해 11월만해도 최고 3000만원까지 웃돈이 형성됐다. 하지만 지금은 1000만원 수준으로 내려갔지만 매수 문의 조차 없다는 것이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동작구 노량진2동의 또 다른 아파트단지. 옛 30평형대 이 아파트는 청약접수 직후만 해도 한 때 최고 1억2000만원의 웃돈이 붙어 거래까지 이뤄졌으나 지금은 4000만~6000만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매수세가 실종되면서 매도호가도 자연스레 내려가고 있다. 분양권 시세가 이처럼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강화된 대출규제와 일시적인 공급과잉 현상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대출규제가 강화되자 잔금 마련이 여의치 않은 계약자들이 매물을 내놓으면서 분양권 시세도 내려가고 있는 것. 여기에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을 받기위해 건설사들이 수도권 택지개발지구(신도시) 등에서 밀어내기식 분양에 나섰지만 보금자리주택 등 선택의 폭이 넓어진 수요자들은 오히려 매수에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보금자리주택 2차지구로 지정된 경기도 남양주 진건지구와 인접한 진접읍의 한 아파트 단지. 이 곳에는 분양가 보다 낮은 가격에 나온 매물이 있다.

지난해 청약열풍의 진원지였던 인천 청라지구에도 마이너스 프리미엄 단지가 등장했다. 지난해 9~10월만해도 1000만원 정도 웃돈이 형성됐으나 지금은 분양가 수준에서 매물이 나오고 있다.

한 때 고분양가로 미분양이 쌓여있던 용인에서도 분양권 시세는 역시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들어선 상현동이나 신봉동 등 이 일대도 대부분 비슷한 상황이다. 물론 입지나 권역에 따라 일부 웃돈이 붙은 곳이 있지만 금융비용 등을 환산하면 사실상 마이너스라는 것이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상현동 H공인 관계자는 "투자 메리트가 어느 정도 있어야 하는데 마이너스 프리미엄이라고 해도 주변 시세 보다 분양가(3.3㎡당 1700만원선)가 아직 높기 때문에 찾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전문가들은 분양시장이 계속해서 어려워질 경우 분양권 시장 약세도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또 지난해 규제완화로 전매제한 기간이 대폭 단축되면서 이에 따른 매물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아주경제= 권영은 기자 kye30901@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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