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년 동안 묻혀있던 모차르트의 오페라가 찾아온다. 오페라 ‘이도메네오(Idomeneo)’는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1756~1791)가 자신의 작품 중에서 가장 사랑한 오페라로 손꼽힌다. 잠바티스타 바레스코(Giambattista Varesco)의 대본으로 1781년 독일의 뮌헨 궁정극장에서 ‘크레타의 왕 이도메네오’로 초연되었다. ‘피가로의 결혼’ ‘돈 조반니’ 등의 희극오페라에 묻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21~24일까지 4일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국내 초연된다.
이 작품은 전형적인 이탈리아 ‘오페라 세리아(Opera Seria: 정가극․대체로 신화나 영웅담에서 소재를 얻은 진지한 내용의 오페라)’를 바탕으로 한 대본에 새로운 시도를 했다. 당시 유행하던 장황한 바로크 기법 대신, 다이내믹하면서도 서정적인 음악을 접목시켰다. 내용 또한 주어진 숙명에 순응하는 힘없는 인간의 비극이 아니다. 아들을 지켜내기 위해 신의 뜻을 거역하는 크레타의 왕 ‘이도메네오’와 사랑과 용기로 스스로의 운명을 선택하는 이도메네오의 아들 ‘이다만테’와 트로이의 공주 ‘일리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음악평론가 이용숙씨는 “이도메네오는 후기 바로크 시대인 18세기 전반의 세리아에서 진일보해 이전의 규범을 뛰어넘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의 세리아가 독창 아리아에 ‘관객감동’에 중점을 두었다면 모차르트의 이도메네오는 중창에 비중을 두는 방식으로 극의 긴장도를 높이고 등장인물의 심경을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이다만테․엘레트라․이도메네오가 부르는 3중창 ‘프리아 디 빠띠흐(Pria di partir: 떠나기 전에)’나 이다만테와 일리아의 중창 ‘시오 논 모로(S’io non morro: 당신의 고백에 제가 죽지 않으면)’ 등이 좋은 예다. 과거 세리아 에서는 인물들이 모두 정적인 성격을 띠었지만, 이 작품에서는 역동적으로 움직이며 적극적으로 관객의 감정에 호소한다”며 차별성을 강조했다.
지휘는 서울시립교향악단 정명훈으로, 국립오페라단과는 2004년 ‘카르멘’ 이후 5년 만에 호흡을 맞춘다. 21일과 23일에는 ‘소리색을 마음대로 바꾸는 화가 같은 테너’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테너 김재형이 에도메네오 역을, 세계무대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소프라노 임선혜가 일리아 역을 맡는다. 22일과 24일에는 지난해 초 메트로폴리탄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한 신예 테너 이성은과 국립오페라단의 ‘마술피리’ ‘나비부인’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은 소프라노 이상은이 이도메네오와 일리아 역을 맡는다. 이외에도 소프라노 헬렌 권과 메조소프라노 양송미가 각각 엘레트라와 이다만테로 함께 한다. 입장권 2만~15만원. 문의 02-586-5282.
아주경제= 이정아 기자 ljapcc@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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