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스타힐스

"급여통장 옮기면 대출해드릴께요"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0-01-19 09:16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농협, 근로자생계대출에 꺾기 횡포 "내부 신용등급 낮아 추가조건 필요"해명

#)신용등급 8등급인 직장인 이씨(34세, 남)는 근로자생계보증대출을 신청하러 농협을 찾았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재직 여부와 소득을 증명할 수 있는 간단한 서류만 구비하면 10% 미만의 저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 들었지만 막상 농협에서는 거래실적이 없고 급여통장도 타행 계좌라는 이유로 대출을 거절했다. 상담원은 급여통장 계좌를 농협으로 옮겨야 대출을 고려할 수 있다고 종용했다.

일부 은행들이 생계형 서민대출을 활용해 '꺾기'에 가까운 영업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자들은 은행들의 횡포에 울며 겨자먹기로 급여계좌를 옮기거나 거래실적을 추가하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민들에게 생계 자금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출시된 근로자생계보증대출이 은행들의 실적 확대를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

현재 근로자생계보증대출을 취급하고 있는 은행은 국민은행, 농협중앙회, 우리은행, 지역농협, 새마을금고, 신협 등 6개다.

근로자생계보증대출은 지난해 7월 중소기업청이 신용등급 6~9등급, 200만원 이하의 월소득 근로자를 대상으로 생계 자금을 대출해주는 상품이다.

대출금리가 최고 8.9%로 은행권 신용대출보다 훨씬 낮은 데다, 신용보증재단이 95%를 보증해 줘 대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출시 3개월 만인 지난해 9월 대출잔액이 1000억원을 넘어섰고, 지난 14일 기준으로는 약 1980억원으로 2000억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은행별 대출잔액은 신협이 888억원으로 가장 많고 농협 588억원, 우리은행 270억원, 국민은행 148억원, 새마을금고 62억원, 지역농협 24억원 등이다.

지난해 근로자생계보증대출을 받았던 직장인 이씨는 "지난해에는 상품 안내서에 명시된 조건만 충족하면 대출이 가능했다"며 "하지만 올 들어 추가 대출을 신청하자 은행이 거래실적 확대와 급여계좌 변경을 요구해 당황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농협 직원은 "고객의 전체 신용등급과 은행 내부에서 산정한 신용등급이 다를 수 있다"며 "대출 승인을 내주기 위해 급여이체 통장 개설 및 추가 거래실적 등을 요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신용보증재단 개인보증부 관계자는 "근로자생계보증대출 출시 초기에 일부 은행들이 추가 조건을 요구했지만 당시 금융당국이 '꺾기'를 우려해 이를 금지한 바 있다"며 "취급 은행이 아직도 과도한 조건을 요구하고 있다면 금융당국에서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이미호 기자 miholee@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