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아내 덕에 호강하는 남편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포스트(WP)는 19일(현지시간) 미국 여론조사업체 퓨리서치(Pew Research Center)가 이날 낸 보고서를 인용, 미국인 부부 5쌍 가운데 1쌍은 아내가 남편보다 소득수준과 학력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퓨리서치는 1970년과 2007년 미국 통계국 자료를 토대로 30~40살 미국인 부부의 수입 및 학력을 분석했다. 그 결과 남편보다 더 많이 버는 아내는 1970년 4%에서 2007년 22%로 늘었다. 다만 남성들은 여전히 가계소득의 78%를 책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력도 역전됐다. 1970년엔 남편이 고학력인 경우가 28%로 아내(20%)보다 많았지만 2007년에는 남편보다 고학력인 아내(28%)가 남편(19%)보다 더 많았다.
<1>남편보다 더 버는 아내 <2>배우자 중 고학력자 <자료:퓨리서치> |
보고서 공동저자인 리처드 프라이 수석 연구원은 "1970년엔 미혼 남성이 기혼 남성보다 경제적으로 더 우월한 자리에 있었지만 이젠 아니다"라며 "남성들에게 결혼은 고수입ㆍ고학력 배우자를 만날 수 있는 일종의 거래(deal)가 됐다"고 말했다.
앤드류 셜린 미국 존스홉킨스대 사회학 교수는 "20세기 중반 이후 결혼 개념에 역사적인 변화가 일고 있다"며 "과거의 결혼은 남자가 돈을 벌어 아내를 부양한다는 의미였다면 최근의 결혼은 둘이 함께 벌어 같이 모으자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런 추세 전환이 빨라진 데는 경기침체 영향이 컸다는 지적이다.
셜린은 "과거 남성들은 아내보다 벌이가 시원치 않으면 기죽곤 했지만 요즘 남편들은 아내가 많이 벌수록 기뻐한다"고 덧붙였다.
남녀간 임금격차 역시 크게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70년 정규직 여성 연봉은 남성 연봉의 52%에 불과했다. 그러나 2007년 정규직 여성 평균 연봉은 3만3000 달러로 남성 평균(4만6000 달러)의 71%까지 따라잡았다.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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