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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 1년 판교는 지금) "애들 보낼 학원도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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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1-24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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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또' 판교신도시는 빈 도시

   
 
<이미지1> 봇들마을 9단지 상가. 상가 21개의 점포 중 20개가 부동산이다. 비싼 임대료로 인해 일반적인 상점 입점이 어렵다.

   
 
<이미지2> 운중고등학교 공사현장. 신도시 주민입주 후에 각종 인프라를 만드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

"상가에는 부동산업소 뿐이에요. 중국집ㆍ병원ㆍ은행 등은 물론 그 흔한 편의점도 없어요. 라면 하나도 차 타고 멀리 9단지 가서 사야 해요."

직장인 강범희씨(26ㆍ판교원마을 11단지)는 판교에 대해 불만을 표했다. 강 씨를 비롯 지난해 부터 입주를 시작한 대다수 판교주민의 원성은 갈수록 높아져 간다. 판교 입주민의 또 다른 불만의 하나는 대중교통. 성남과 분당의 지하철역과 연결시키는 버스 노선의 배차간격은 30분이 넘기 일쑤다. 자가용 출퇴근이 아닌 입주자들의 교통불편에 대한 짜증은 이만 저만이 아니다.

강남을 대체하는 첨단 친환경 미래도시로서 당첨 자체가 '로또'라고 하던 판교신도시. 하지만 첫 입주 1년 후 판교는 입주자가 골탕먹는 빈도시였다. 썰렁했다. 지난 23일 판교 신도시의 거리는 주민보다 학교ㆍ교회ㆍ상가 등의 공사현장 관계자가 더 많았다. 특히 주민 편의시설이 갖춰지지 않는 서판교의 밤거리는 주민의 인적이 뜸한 빈도시와도 같았다.

'빈도시 판교'에는 이유가 있다. 교육여건, 생활편의시설, 대중교통 등 신도시가 갖춰야 할 기반시설 모두가 태부족이기 때문이다.

주부 이정서씨(50ㆍ여ㆍ백현마을 7단지)는 "초등학교 등교에 왕복 10차선 길을 건너야 한다면, 누가 이 곳에 이사 오겠느냐"라며 "학교도 학원도 없어 전세값도 제 값 받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당초 판교에 계획된 학교는 21개교. 하지만 7개교(신백현초,판교초,화랑초,낙원중,신백현중,보평고,운중고)는 오는 3월 개교하며, 2개교는 각각 내년과 내후년에 개교한다. 다수 주민들은 개교에 맞춰 입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세수요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판교 기준으로 현재 운행 중인 버스 노선은 총 20개. 하지만 서현ㆍ정자 방향 노선을 뺀 다수 노선의 배차간격은 20분을 넘는다. 30분 이상의 노선도 있다.

현재 판교의 텅빈 상가에는 일부 부동산업소가 판을 칠 뿐 제대로 된 상가를 볼 수 없다. 편의점과 은행ATM기도 드물다. 심지어 봇들마을 9단지는 21개 점포 중 소매점 1개소 외엔 20개 점포가 부동산이다.

그나마 봇들마을은 사정이 낫다. 일부 단지는 제과점과 은행이 있고, 1~4단지 교차로 주변에 큰 슈퍼마켓도 있다. 기반시설 탄탄한 분당 야탑ㆍ서현과도 가깝다.

하지만 '서판교'는 상황이 어렵다. 특히 판교원마을 10~13단지 상가는, 세탁소 1개 외엔 모두 부동산업소다. 13단지의 최근접 소매점은 1.6km 떨어져 있다.

봇들마을 7단지 상가 P제과점 지형복 점장(55)은 "작은 가게 하나도 '보증금 1억원, 월 임대료 500만원' 정도다"라며 "우리 부부도 무리해 가게를 얻었다. 근처 유일한 빵집이라 그런지 이익은 본다. 하지만 임대료가 언제    뛸 지 걱정이 크다"라고 말했다.
 
산운공인 관계자는 "DTI 규제강화가 판교 입주에 직격탄이었다. 게다가 학군ㆍ상권 형성 지연도 큰 문제다. '적은 인구'와 '상가 부족'이 맞물리며 악순환 중이다"라며 "3월 개교하는 학교가 늘어나고 5~7월께 상가가 하나 둘 열면서 상권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지어만 놓고 입주자를 골탕 먹이는 신도시, 첨단 친환경도시를 지향하는 판교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입주와 동시에 쾌적성과 편리성, 안전성을 패키지화하겠다는 정부의 신도시정책은 여전 구호에 그쳤다.

아주경제= 이준혁ㆍ권영은 기자 leej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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