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오바마, 대법원 이례적 맹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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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1-24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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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선거기간 특정 후보의 당락을 위해 기업들이 무제한적으로 광고를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미 대법원의 최근 판결에 대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맹비난에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라디오·인터넷 주례연설을 통해 이번 판결에 대해 "민주주의 자체를 공격하는 일"이라면서 "공공의 이익을 이보다 더 해치는 일은 생각할 수 없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판결은 우리의 민주주의에 무제한적으로 특정한 이익집단의 돈이 들어오는 문을 열어둔 것 "이라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대법원을 이렇게 강하게 비난한 것은 처음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이번 판결은 특정한 이익집단 로비스트의 뜻에 맞는 표결을 하도록 선량들을 설득하거나 뜻에 맞지 않는 표결을 하는 의원들을 벌하기 위해 로비스트들에게 거액의 광고비를 쓰는 새로운 수단을 제공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법원은 보수성향 대법관들의 주도로 기업들이 특정후보를 편들기 위한 선거광고에 돈을 쓰지 못하도록 된 1947년의 법조항이 기업의 `언론 자유'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지난 21일 판결했다.

지난 63년간 이어져 온 현행법의 기업광고 제한이 철회될 경우 전통적으로 친기업적인 공화당이 기업들의 선거광고 지원에 힘입어 11월 중간선거에서 약진할 것이라는 우려가 민주당에서는 제기돼 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판결이 외국기업까지 미국의 입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길을 열어뒀음을 지적하면서 이번 판결로 금융개혁, 에너지법안, 건보개혁 등 자신이 추진해 온 주요 법안이 좌초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의회와 즉각적으로 이번 판결에 대응할 수 있는 강력하고 초당적인 방안을 마련할 것을 행정부에 지시했다면서 "그 일을 시작했으며, 고칠 때까지 우리의 최우선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당시 금융권이나 건강보험업계 등 특정 이익그룹들의 강력한 로비스트들의 영향을 줄이겠다고 천명한 뒤 행정부 관료들과 로비스트들과의 관계를 엄격히 제한했다.(연합)

아주경제= 편집국  edit@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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