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SAT에 응시해 시험지를 찢거나 공학용 계산기에 문제를 입력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유출한 대학생 차모(24)씨 등 3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국내에서도 SAT 시험문제 유출이 적발됨에 따라 시험 주관사인 ETS사로부터 문제를 유출한 정황이 포착된 사람들 명단을 넘겨받기로 하는 등 강남 학원가 전체로 SAT 문제 유출과 관련한 수사를 확대하기로 했다.
경찰에 따르면 차씨 등 대학생 3명은 장씨의 지시를 받아 지난 23일 오전 경기도 모 고등학교에서 치러진 SAT 시험에서 수학ㆍ물리학 과목 문제지를 빼돌리는 등 지난해 10월부터 총 4차례에 걸쳐 시험지를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장씨는 사전에 유출할 문제들을 대학생들에게 배분한 뒤 연필깎기용 칼과 공학용 계산기로 각자 맡은 부분을 찢거나 문제를 입력토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23일 시험에서 물리학 시험지 10장을 빼돌렸고, 수학은 시험지 한 장을 절취했다"며 "공학용 계산기에 시험 문제를 입력하는 수법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공학용 계산기는 알파벳, 수식 등을 입력해 저장할 수 있으며 수학 과목 때문에 반입이 허용되고 있다.
장씨가 강사로 있는 학원에서 조교로 일하는 차씨는 대학 후배와 친구를 끌어들였고, 한 차례 문제 유출을 할 때마다 10만원씩 받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장씨는 경찰에서 "주변 강사들을 보니 시험 문제를 확보해 강의해야만 맞춤형 족집게 강사가 될 수 있길래 이런 범행을 생각해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장씨가 "수험생을 가르칠 용도로 시험지를 가져왔다"고 말하고 있으나, 장씨 개인 노트북에서 작년 SAT 시험 당일에 저장했다가 삭제한 문서 파일이 발견된 정황 등에 비춰 유출한 시험지를 제3자에게 전달하고 대가를 받았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이메일과 금융 계좌를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지난 18일 태국에서 SAT 시험지를 빼돌려 미국에 유학 중인 고교생에게 이메일로 전송한 혐의로 서울 강남구 어학원 강사 김모(37)씨가 불구속 입건된 바 있다.
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기자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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