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판매사 이동제 첫날 창구 '썰렁'

펀드판매사 이동제 시행 첫 날, 판매사 일선 창구는 여느 날과 다름없었다.

은행권 펀드가입자들이 대거 증권사로 갈아탈 것이란 전망은 말 그대로 '장밋빛 전망'에 불과했다. 실제론 문의 전화조차 드문드문 걸려오는 정도였다.

업계 관계자들은 아직 이동제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부족한데다 관심이 있더라도 내용이나 절차가 다소 복잡해 실제 제도가 제 역할을 하기까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예종 삼성증권 반포지점 팀장은 "문의 전화는 때때로 받았지만 실제 펀드를 갈아탄 고객은 없었다"며 "제도 시행 이전부터 갈아타야겠다고 마음 먹고 있던 고객이 아닌 이상 관심을 갖지 못하는 분위기인 것 같다"고 전했다.

미래에셋증권 여의도 본사 관계자도 "아직 이동제와 관련해 찾아오는 고객이 없다"며 "실제 펀드를 갈아타기 위한 고객들의 문의 전화보다 분위기를 묻는 기자들의 전화가 더 많을 정도다"고 전했다.

동양종합금융증권 관계자도 "아직까지는 특별한 반응이 없으며 업계 전반적으로 관망 상태라고 보면 될 듯 하다"고 말했다.

은행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펀드 판매비중이 높은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문의조차 거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각 영업점의 현황을 전부 파악하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일부 영업점에 전화로 확인한 결과 펀드 판매사를 이동한 고객은 없고 문의도 몇 건 되지 않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말했다.

때문에 일각에선 이동제가 본격 시행되기 위해선 아직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제도 시행으로 이동 가능한 펀드는 공모펀드만 해당된다. 나머지 단독 판매사 펀드, 역외펀드, 머니마켓펀드(MMF), 엄브렐러 펀드, 장기주택마련저축펀드, 장기비과세펀드 등은 제외된다.

현재 이동제 시행 대상 펀드는 전체 펀드 중 절반 가량으로 작년 12월말 기준 변경 가능 펀드 규모는 약 116조원이고 이는 사모펀드를 제외한 공모펀드(약 214조원)의 약 54% 수준에 불과하다.

해외주식형 펀드도 환헤지 등의 문제로 이번에는 대상에서 제외됐고 세금 우대펀드와 CDSC펀드도 세금 관련 시스템을 정비한 후에 올해 상반기 중 대상에 포함될 예정이다.

아주경제= 오성민·김용훈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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