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 국책연구소 등에 따르면 정부가 올해 무난히 달성할 것이라는 5% 성장 기대감이 연초 환율, 증시하락, 유가 등 '3고(苦)'에 물가급등까지 겹치면서 당국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임경묵 연구위원은 "아직까지 급격한 변화는 없다"면서도 "성장률이 중간에 출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자산가치 변동을 보면 이같은 양상은 뚜렷하다.
실제 지난 한달간 세계 주요국의 주식가치는 경기회복세가 완연했던 지난해말과 비교해 크게 떨어졌다. 해외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쏠림 현상이 불거지면서 달러화에 비해 강세를 보이던 원화 가치도 속락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가 불거지던 지난해 초와 유사한 양상이다.
이는 IMF(국제통화기금)가 최근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9%로 상향조정 하는등 국제기구가 올해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과는 온도차이가 있다.
호주는 지난 한달간 올 오드 지수가 5.99% 하락했고, 최근 지급준비율 인상 등 출구전략에 나선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8.78% 급락했다.
지난해 약 5% 이상 성장을 달성한 인도 붐베이 지수 역시 6.83%, 국가부도우려로 몸살을 앓고 있는 그리스종합지수는 6.43% 추락했다.
코스피지수도 글로벌 금융불안에 따른 순매도 공세가 이어지면서 1602.43포인트로 마감했다. 이는 연중 최고치(1월21일 1722.01)와 비교할 때 무려 4.77%(119.58포인트) 급락한 것이다. 연초 주요국 장세가 흔들리고 있는 것은 올해부터 경기회복세가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더욱이 신흥국들이 미국에 앞서 출구전략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내 증시하락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호주 중국 등에 이어 인도가 출구전략에 돌입했다. 인도중앙은행(RBI)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5.00%였던 시중은행의 지급준비율을 향후 2단계에 걸쳐 5.75%로 0.7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지난 12월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3포인트 하락했다. 앞으로의 경기를 예고해주는 경기선행지수는 전월 대비 0.2%포인트 올라 12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지만 상승폭은 전월(1.3% 포인트)보다 크게 둔화됐다.
이처럼 경제지표가 혼조세를 보이며 갈피를 잡을 수 없는 국면으로 치달으면서 당국자들이 섣부른 출구전략에 대한 경계감을 내비치고 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실장은 "하반기 성장 탄력성이 둔화되면 하강 아니면 완만하게 내려갈 듯 하다"면서도 "동행지수와 선행지수의 횡보가 좀 더 진행되면 성장이 하락세로 돌아설 수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선환,권영은 기자 shkim@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