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법 1년, 증권사 CMA 성적은? '기대 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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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2-04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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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4일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되면서 증권사와 은행 간 월급통장을 겨냥한 한바탕 격돌이 시작됐다.

자본시장법 시행 초기만해도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앞세운 증권사들의 선전을 점치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법 시행 1년을 맞이한 현재 증권사 CMA 성적은 기대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월3일 기준 증권사 CMA 계좌수는 모두 1016만9851개, 계좌잔액 37조9839억81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계좌수와 계좌잔액이 각각 810만2236개와 34조4157억3000만원이던 것과 비교하면 계좌는 20.34% 늘었지만 계좌잔액은 고작 9.40% 증가 한 것에 불과했다.

특히, 2008년 대비 2009년 계좌수가 55.82% 증가하고 계좌잔액이 30.45% 확대된 것을 고려하면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 오히려 성적이 떨어진 셈이다.

이런 저조한 성적에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CMA가 수익성과 편의성 모두 은행을 따라 잡기엔 역부족이란 분석을 내놓았다.

CMA가 결제 등 기능면에서 상대적으로 완벽하지 않아 주계좌로 이용되지 않고 있으며 월급 통장 자동연계는 아직까지 일부 대기업 위주로 가능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8월 지급결제서비스 시행으로 증권사 CMA의 편의성이 좋아진 건 사실이지만 은행과 비교하면 아직도 갈 길이 멀다"며 "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숫자와 대비하면 증권사 CMA의 입출금은 여전히 불편한 상황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수익성 역시 은행에 뒤쳐지는 상황이다.

서 연구원은 "증권사 CMA는 지난 2007~2008년 은행 수시입출금 이자율이 1%가 안되는 상황에서 하루를 맡겨도 4% 적용을 보장했을 때 빠른 성장을 한 것"이라며 "최근 증권사 CMA가 2.5% 수익을 강조하고 있어 은행의 예금 특판에 밀리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도 "현재 이자율이 은행 예금은 4%, 적금이 5%인 상황에서 CMA가 2.5%를 제공하고 있어 자금 유치가 어려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증시 변동폭 확대로 인해 안전 자산 선호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증권사에 돈을 맡기는 것 자체를 꺼려한다는 의견도 있다.

정보승 한화증권 연구원은 "자금의 성격 상 증권사의 CMA와 은행의 예금은 뚜렷하게 구분된다"며 "시장 자체가 안전자산 위주로 가는 상황이 CMA로 자금이 몰리는 데 장애 요소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CMA 시장은 앞으로도 크게 확대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용현 SK증권 연구원은 "CMA 계좌를 만들 사람은 이미 다 만들었다"며 "최근 계좌수 증가세가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라고 말했다. CMA 가입시장의 파이가 이미 포화 상태란 설명이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CMA 계좌가 늘어나는 것은 주식거래 고객에 더해 예금 고객 확보라는 의미가 있었지만 CMA 잔고가 늘어나는 것은 증권사에 딱히 이득이 된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증권사의 정책과도 관련돼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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