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과 정보가 도요타의 무성의와 오만함을 질타하고 나섰다.
도요타는 최근 문제가 불거진 프리우스의 브레이크 제어시스템 결함에 대해 '제동장치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운전자의 감각 문제'라고 강변하면서 공식 리콜을 미뤄 세계 각국에서 질타를 받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6일자 사설에서 도요타자동차가 간판 차종인 프리우스의 제동장치 결함에 대해 처음엔 진정이 접수된 차량만 고쳐주겠다고 했다가 문제가 분출하고 여론의 비판이 일자 이미 판매된 모든 신형 프리우스에 대해 무상수리하기로 한 것은 너무 늦은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사설은 도요타가 문제점을 인식하고 지난 1월 브레이크 제어 컴퓨터시스템을 고쳐 생산하기 전에 이미 판매된 모든 신형 프리우스에 대한 무상 수리를 결정하는 것이 옳았다고 지적했다.
이는 가속페달 문제에 이어 도요타의 지나친 둔감함을 보여주는 것으로 고객의 입장을 생각하는 배려가 약해졌음을 드러냈다고 꼬집었다.
사설은 도요타가 '프리우스의 제동장치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운전자의 감각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순간적으로 브레이크가 듣지 않는 상황에 처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의 불안을 헤아리지 않은 인식이라고 지적했다.
요미우리신문도 사설에서 도요타는 프리우스의 브레이크가 듣지 않는 시간이 1초 미만으로 다시 밟으면 제동이 된다고 얘기하고 있으나 이는 차의 기본 성능에 관계되는 것으로, '운전자의 감각 문제'라고 넘어가서 될 일이 아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사설은 "도요타가 하이테크 장비를 과신한 면을 부정할 수 없는 만큼 소비자의 진정을 처리하는 방법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사설은 또 일본에서와 같은 문제로 미국에서도 도요타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는 만큼 도요타가 대응을 잘못하면 일본 제품 전반의 신뢰가 훼손된다면서 비판을 겸허하게 경청해 안전과 품질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도요타의 대량 리콜사태 이후 일본의 유력지가 이처럼 도요타의 안이한 대응을 문제삼고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정부의 교통 주무 장관인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국토교통상도 도요타의 무감각과 오만에 직격탄을 날렸다.
마에하라 교통상은 5일 오후 기자회견에서 프리우스의 리콜을 미루고 있는 도요타자동차에 대해 '고객 관점이 결여돼 있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그는 "브레이크 문제의 크고 작음은 차를 사용하는 소비자가 느끼는 것으로, 회사 측이 (컴퓨터) 설정의 문제라며 끝낼 얘기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는 프리우스의 브레이크가 순간적으로 듣지 않는다는 소비자들의 진정이 쌓이는 상황에서 변명으로 일관할 것이 아니라 신속하게 리콜을 발표해 소비자들의 불안을 씻어내라는 메시지로 읽혔다.
차량 결함 문제에 대해 평소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전문가들도 도요타의 대응에 의문을 표시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나가에 히로야스(長江啓泰) 일본대 명예교수(자동차공학)는 "도요타는 프리우스의 제동시스템 결함을 '운전자의 감각 문제'라고 밝히고 있으나 이는 설명이라고 할 수 없다"면서 "자체 조사결과를 모두 공개하고 소비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리오카 코지(森岡孝二) 간사이대 경제학과 교수(기업사회학)는 "경기침체로 세계적으로 자동차 생산이 줄어든 상황에서 프리우스의 생산증강에 박차를 가한 경영진의 '자만경영'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국토교통성의 리콜 검토위원회 위원인 이소무라 히로코(磯村浩子)씨는 "미국에서는 브레이크 등 안전의 근간에 해당하는 결함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다룬다"면서 "브레이크의 문제는 사람의 목숨에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조속히 리콜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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