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 칼럼) 국민 속에서, 세계 속에서 살아 숨 쉬는 국회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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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2-10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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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종필 국회 도서관장
지난 3일 국회도서관은 이색적인 도서 대출로 소란스러웠다.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책 대신 살아있는 책, 걸어 다니는 책인 ‘사람’을 빌려주는 ‘Living Library’ 행사가 열렸던 것이다.

2000년 덴마크에서 시작된 ‘살아있는 도서관’. 이는 대화와 소통으로 타인에 대해 상호 이해와 관용의 폭을 넓혀 편견과 고정관념을 줄이자는데 목적이 있다. 자기들만의 성을 쌓은 채 소통 없이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글이 아닌 대화로 인생을 나누고 배우는 이 프로그램만큼 좋은 처방이 있을까?

필자는 Living Library 행사에 사람 책으로 참여했다. ‘유종필 책’을 읽기 위해 대출 신청한 사람은 본인을 드림 페인터(dream painter)라고 소개했다. 상대방의 꿈을 그림으로 표현해 준다며 필자의 꿈을 물었다. 조금도 망설임 없이 살아 숨 쉬는 도서관을 많이 만드는 게 꿈이라고 했다.

도서관이란 무엇인가? 도서관은 학문과 사상의 자유를 넘어 상상과 공상의 자유가 있는 공간이다. 도서관은 대지(大地)처럼 땀 흘린 만큼 돌려주는 정직한 곳이다. 땅이 육체의 양식을 주는 것처럼 도서관은 마음의 양식을 준다.

이런 도서관의 소중한 가치를 많은 국민에게 제대로 알리는 것도 국회도서관장의 중요한 책무라고 생각했다. 이용자들과 함께 호흡하며 좀 더 가깝게 다가가는 국회도서관을 만들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던 일들이 기억에 새롭다.

국민이 원하는 지식과 정보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시작한 야간개관, 국제현안인 독도 영유권 관련 사업으로 독도 자료 외국어 번역과 국회도서관 독도분관 설치, 국회와 국민에게 적시에 정확한 사실을 제공하기 위해 발간하고 있는 한눈에 보기 시리즈 팩트북 발간 등을 추진하면서 나름 많은 성과가 있었다.

시각장애인 책 읽어주는 음성서비스 제공, 정보소외지역 소규모 도서관에의 도서기증은 정보 소외계층과 취약지역을 배려한 정보민주주의 확산 정책이라 더 의미가 크다. ‘도서관 홍보대사’를 자임하며 신문에 칼럼을 기고하고 ‘역사와 철학이 숨 쉬는 도서관’ 또는 ‘리더(reader)가 리더(leader)가 된다’는 주제로 강연을 했던 일도 제법 호응이 많아 빼놓을 수 없다.

국내 최고의 디지털도서관으로 세계적 수준인 국회디지털도서관을 1000개가 넘는 국내외 기관에 전송하여 국회도서관의 지식정보를 공유한 일도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올해에도 국내 병영도서관, 학교도서관 등과 중국국가도서관, LA한국문화원 등 전 세계의 주요 도서관들과 국회디지털도서관 정보네트워크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새로운 형태인 도서관 정보서비스를 국내에 최초로 소개한 Living Library도 의미가 컸다. 언급하지 못한 일들까지 합하면 국회도서관장으로서의 필자는 ‘지식과 정보가 나비처럼 자유로운 세상! 국회도서관’을 만들기 위한 사업에만 집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국회도서관은 국민 속에서, 나아가 세계 속에서 정보의 허브, 문화의 허브, 그리고 삶의 일부분인 살아 숨 쉬는 도서관으로 영원히 함께 할 것이다. 국회도서관이 계속 진화하는 것처럼 국민과 함께 지식과 정보를 서로 나누는 열린 도서관이 많아졌으면 한다. 그 도서관들에서 네 잎 클로버의 특별한 ‘행운’을 찾지 않고 세 잎 클로버의 일상적 ‘행복’을 찾는 이용자들을 머릿속에 떠올려 본다.

/ 유종필 국회 도서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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