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탈업계가 업종에 따라 지난해 극명한 실적 차이를 보였다.
기업금융과 선박 리스 주력 캐피탈사들은 지난해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개인 금융, 자동차 금융 의존도가 높은 캐피탈사들은 사상 최대 순익을 나타내며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18일 캐피탈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 대출과 선박 리스에 주력하고 있는 신한캐피탈과 산은캐피탈은 지난해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신한캐피탈은 지난해 384억원의 순익을 거둬 2008년 661억원에 비해 순익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
산은캐피탈은 2009 회계연도 3분기(2009년 4월~12월)까지 누적으로 30억원의 순익을 내는 데 그쳤다. 2008년 같은 기간에 비해 87.2%나 급감한 금액이다.
자산도 감소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말 신한캐피탈과 산은캐피탈의 자산은 3조6840억원, 3조5129억원을 나타냈다. 이는 2008년 말에 비해 각각 8.1%, 5.1% 줄어든 것이다.
관련 업종이 극심한 침체에 빠지면서 대출이나 리스를 실행할 곳이 마땅치 않아 신규 취급액이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기존에 나간 대출과 리스에서도 부실이 커졌다.
2008년 말 신한캐피탈의 고정 이하 여신비율은 1.17%였지만 1년 만에 2.18%로 치솟았다. 산은캐피탈도 2008년 말 4.45%였던 연체율이 지난해 말에는 7.98%까지 올랐다.
신한캐피탈 관계자는 "금호산업 워크아웃과 관련해 대손충당금을 많이 쌓으면서 순익이 감소했다"며 "선박 리스쪽은 완전히 턴어라운드 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작년 초에 비하면 상당히 개선되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개인 금융과 자동차 금융 주력 캐피탈사들은 올 해 사상 최대 순익을 기록하는 등 호실적을 나타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해 4000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거두며 1993년 설립 이해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캐피탈 역시 지난해 사상 최대 순이익을 거뒀다. 우리캐피탈의 지난해 순이익은 235억원으로 2008년보다 10.6% 증가했다.
우리파이낸셜도 2008년 125억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25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신한캐피탈과 산은캐피탈은 든든한 모은행을 갖고 있는데다 자산 기준으로 캐피탈업계 전체 2, 3위에 위치한 대형 캐피탈사지만 금융위기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곳 중에 하나"라며 "자동차 금융쪽 캐피탈사들은 대부분 지난해 상반기에 영업력을 완전히 회복했지만 선박 리스 부문은 여전히 경기가 좋지 않기 때문에 저조한 실적이 당분간은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고득관 기자 dk@ajnews.co.kr(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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