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vs보험사vs증권사, 퇴직연금시장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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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2-23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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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도입에 따라 퇴직연금시장이 금융권의 블루오션으로 급부상하면서 은행과 보험ㆍ증권사 등 업계 간 경쟁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말 퇴직연금시장 규모는 전년말 대비 20조원 증가한 34조원 수준으로 내다보고 있다. 2020년까진 연평균 13.7%의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 "퇴직연금시장 잡아라"…은행 vs 보험 vs 증권

23일 금융업계와 토러스투자증권에 따르면 2009년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은 약 14조원으로 가입자수는 248억1000명 수준이다. 올 연말 퇴직신탁ㆍ보험제도가 폐지 이후 퇴직연금 전환비율은 약 40%로 본격 증가세가 예상된다.

실제 작년 10월부터 대기업 신규계약은 매월 증가하고 있다. 11월 신규계약은 10월보다 12.9%가 늘었고, 12월엔 11월에 비해 22.5%나 증가했다.

금융회사들이 각종 혜택을 제시하며 고객 유치경쟁에 나선 것도 그 때문이다.

은행은 퇴직연금 가입 시 대출금리를 할인혜택과 환율 우대와 수수료 면제로 고객 모시기에 나섰다. 보험사도 보험료 할인에 퇴직연금 도입 후 30년의 노하우를 강조하고 있고, 증권사 역시 펀드 판매 수수료 인하에 가입 첫 해 퇴직연금 수수료를 면제해준다는 조건을 걸었다.

현재 선두는 은행. 작년 12월 기준 퇴직연금시장 내 시장점유율은 48.5%이다.가입자 점유율은 절반이 넘는 약 54%에 이른다.

비결은 판매채널이다. 은행은 생명보험사(1502개)ㆍ손해보험사(454개), 증권사(1756개)보다 훨씬 앞선 4921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담당인력이 많다는 것도 경쟁력이다. 은행 담당인력은 1613명으로 보험(965명), 증권(839명)에 비해 두 배 가량 많다.

때문에 앞으로도 은행이 퇴직연금시장을 주도해갈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과거 펀드와 방카슈랑스 시장에서도 네트워크와 고객기반 우위를 바탕으로 은행의 펀드 시장점유율은 2008년1월 38%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 운용수익률, 증권사가 단연 선두

하지만 증권사 역시 운용수익률을 무기로 약진하고 있어 쉽게 속단하긴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특히 DC형 수익률은 증권사가 은행ㆍ보험보다 월등히 높다. 지난해 퇴직연금 수익률 기준, 은행 중 최고수익률을 기록했던 국민은행이 10% 내외의 수익률을 기록한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약 17% 수익률을 기록했다.

다만 DB형 수익률은 6% 내외로 금융권간 대동소이한 수준이다. 때문에 일각에선 DC형에 대한 선호도가 상승한다면 증권사도 승산이 없는 것은 아니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DC형은 적립금의 운용방식을 근로자 개개인의 선호를 반영해 결정하고, 퇴직급여는 사용자가 매년 납부한 퇴직부담금에 운영수익을 더해 결정하는 상품이다. 이에 비해 DB형은 적립금의 운용방식을 사용자가 결정하고 퇴직급여액은 퇴직전 평균임금에 근로년수를 곱해 결정한다.

◆ 대기업 계열사 HMC투자證ㆍSK證 수혜 …삼성證은 그룹 내 경쟁

관건은 역시 대기업을 누가 잡느냐가 될 전망이다. 작년 12월 삼성전자가 삼성생명을 퇴직염금사업자로 선정한 이후 생보사 점유율이 33.5%까지 상승한 것만 봐도 그 수요가 얼마나 절대적인지 알 수 있다.

때문에 HMC투자증권과 SK증권과 같이 그룹 내 계열금융사의 수혜폭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HMC투자증권은 현대차그룹 계열사 인원 10만2029명의 퇴직연금을 모두 받으면 약 1060억원의 적립금을 채울 수 있다. SK증권도 1만9619명의 그룹 내 수요만으로 200억원을 적립할 수 있다.

다만 삼성증권은 그룹 내에서도 경쟁을 해야한다. 그룹 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두 보험사 역시 퇴직연금 수요잡기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중공업을 비롯한 13개 계열사를 받아 이미 1조7450억원을 적립했고, 삼성화재도 1620억원을 받았다. 이에 비해 삼성증권은 이들 두 보험사에 비해 약 10분의 1정도의 적립금을 보유하고 있다.

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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