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토야마 총리는 25일 밤 기자단에게 "조선학교가 뭘 가르치는지 잘 모르겠다"며 "(조선학교를 무상화 대상에서 제외하는) 그런 방향으로 결정될 것 같다"고 밝혔다.
누가 듣더라도 일본 정부가 추진하는 고교 무상교육 대상에서 조선학교를 제외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만한 발언을 한 셈. 이 발언은 얼마 지나지 않아 뒤집혔다.
26일 오전 기자단에게 "(조선학교 제외 문제를) 문부과학성을 중심으로 검토하고 있다. 아직 결론이 나왔다는 얘기는 아니다"라고 말한 것.
또 "(조선학교의) 수업내용이 검토 소재가 될 것이라는 점은 틀림없다"면서도 "국교가 없는 국가(북한)의 교과내용을 우리가 검토할 수 있느냐는 문제도 남아 있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25일 발언이 지나쳤다고 생각했는지 신중한 자세를 보인 셈.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지지통신에 따르면 하토야마 총리는 26일 밤 기자단에게 "일본인과 (일본과) 국교가 있는 나라의 아이들을 우선시하겠다는 것은 무리가 없는 얘기 아닌가"라며 국교가 없는 북한과 관계가 있는 조선학교를 제외해야 한다는 뉘앙스를 담은 발언을 했다.
총리의 발언이 오락가락하자 각료들도 상반된 의미의 발언을 했다.
애초 '조선학교 제외' 주장을 꺼낸 나카이 히로시(中井洽) 납치문제 담당상은 26일 기자회견에서 "내각 회의 후에 (총리에게) '성원해주셔서 고맙습니다'라고 말씀드렸다"라며 25일 총리의 발언을 환영했다.
하지만 히라노 히로후미(平野博文) 관방장관은 "법률안을 제출해서 검토하는 마당에 벌써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말해서도 않되고, 그런 말을 총리가 한 것도 아니다"라며 25일 총리 발언의 의미를 축소하느라 애썼다. 히라노 관방장관은 "(총리의) 진의를 가늠하기 어렵다"고 불만스러워하기도 했다.
앞서 하토야마 총리는 주일미군 후텐마(普天間) 비행장 이전 문제나 어린이 수당 확대 지급, 정치자금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 즉흥적으로 보이는 발언을 했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번복하는 일을 되풀이했다.
일본의 정치 전문가들은 "사람 좋은 하토야마 총리가 앞에 있는 사람이 듣고 싶어할 듯한 말을 하는 경향이 있다"며 "총리의 발언 습관으로는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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