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렌딩사업 확대에 보증기관 '어떻게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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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3-02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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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온렌딩(On-Lending) 사업이 시중은행으로 대폭 확대되면서, 신용보증기금 및 기술보증기금 등 보증기관들이 역할 축소를 우려하고 있다.

대출 대상기업 심사부터 실행 및 사후관리까지 은행이 맡게 되면, 중소기업 금융지원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신보와 기보의 위상이 떨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책금융공사는 오는 3일 우리, 신한, 국민, 하나, 농협, 수협 등 6개 시중은행과 온렌딩 업무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실제로 지난 1월 유재한 정책금융공사 사장은 올해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온렌딩 대출에 2조100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공언했다. 지난해 10월에는 6개 지방은행과 온렌딩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온렌딩이란 정부가 신보 및 기보등 보증기관을 통해 직접 정책금융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민간은행에 위탁해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중소기업지원 방식이다.

은행에서 대출 대상 기업을 선정하면 전체 지원 자금의 50~60% 내에서 정책금융공사가 신용위험을 보증한다.

신보는 당장 4대 시중은행과 농협 및 수협을 포함한 서민금융기관까지 온렌딩 업무를 맡게되면, 보증기관 실적감소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신보 관계자는 "담보력이 있는 우량기업의 경우 은행에서 저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는 등 신보 입장에서는 보증수요를 대체할 요인이 발생한다"며 "또 정책금융공사와의 기능 및 역할 중복 문제는 이미 지난해부터 거론됐지만 우려표명에만 그쳤었다"고 말했다.

특히 담보력이나 재무등급(신용등급)이 낮은 창업기업은 시중은행에서 소외당하는 등 보증시장에서 양극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신보 관계자는 "은행들은 보증서 담보대출과 온렌딩 자금중 이익을 극대화 하는 방향으로 선택적으로 활용할 것"이라며 "은행은 기업의 기술력이나 발전가능성 보다는 담보력 및 재무등급을 보통 대출심사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창업기업의 소외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신보 및 기보가 보증기관으로서 전문성과 차별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자체적인 기업평가시스템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보증기관의 경우, 선진화된 기업평가시스템을 도입해 성장가능성이 큰 창업기업등을 발굴하고 지원해야 한다"며 "창의력 및 기술력등을 담보로 하는 독특한 대출심사 기준을 활용하면 시중은행과 차별성을 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신보는 올해 1월부터 신용평가 뿐만 아니라 무형의 기업가치를 동시에 반영하는 평가시스템 구축을 위해 태스크포스(TF)팀을 운영해왔다. 오는 5월 말 전산시스템을 완료하고 6월에 직접 운영할 방침이다.

기보는 지난 2005년 7월부터 재무등급 보다는 기술력과 발전 가능성을 갖춘 기업에 유리하도록 설계한 기술평가시스템(KTRS)을 운용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재무등급은 CCC이하지만 KTRS를 통해 지원받은 건수는 전체의 26.5%(5536건)에 달했다.

아주경제= 이미호 기자 mihole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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