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은행들이 위험 관리를 위해 자금 운용을 자제하면서 원화대출 증가 폭은 총수신 증가 폭에 비해 15분의 1에도 못 미쳤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우리, 하나, 기업, 외환은행 등 6개 시중은행의 총수신 잔액은 지난달 25일 현재 765조4천137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18조9천105억원 급증했다.
작년 월평균 증가액 2조9천918억원의 6.3배 수준이다. 작년말 이후 두달간 증가액은 27조4천866억원에 달하고 있다.
지난달 총수신은 국민, 신한, 우리은행 등 3대 은행이 일제히 5조원 이상 급증했고 기업, 외환은행도 1조4천억원대 증가세를 보였다. 하나은행은 5천293억원 감소했다.
시중은행의 총수신이 증가한 것은 특판예금으로 정기예금 판매 호조세가 지속된데다 국제금융시장 불안 등으로 저원가성 요구불예금에도 자금이 대거 유입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그리스에 이어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재정 적자 문제가 불거지는 등 유로 국가들의 재정위기로 인해 국내.외 증시가 폭락하고,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자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확대되면서 사실상 제로금리인 은행 요구불 예금에도 돈이 몰렸다는 설명이다.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달 25일 현재 330조5천281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13조5천611억원 증가했다. 은행들의 정기예금 특판 등에 힘입어 올해들어 두달간 33조5천757억원의 시중 자금을 흡수하며 진공청소기 역할을 톡톡히 했다.
요구불예금 잔액은 173조3천190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4조5천980억원늘 늘어나면서 전월 7조1천26억원 감소에서 증가로 전환됐다.
이에 반해 원화대출 잔액은 지난달 25일 현재 670조9천475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1조843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올 들어 두 달간 증가액은 1조7천757억원으로 같은 기간 총수신 증가폭에 비해 15분의 1에도 못미치는 규모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99조8천586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528억원 감소하면서 작년 9월말 이후 5개월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중소기업대출과 대기업대출은 313조8천461억원과 55조2천179억원으로 각각 7천888억원과 5천235억원 늘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증시 불안으로 단기 부동자금이 은행 예금에 정착하고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금리 하락으로 CMA에서 이탈한 자금이 정기예금으로 옮겨 온 것 같다"며 "은행들은 예대율 규제 등에 대한 부담 등으로 자금 운용에 소극적이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박재홍 기자 maen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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