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경영 포커스] 비즈니스 박람회도 아바타 시대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0-03-08 16:45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인터넷의 발달로 시간과 공간적 제약이 상당 부분 해소됐지만 세계적인 비즈니스 전시회나 무역쇼는 전 세계 기업가들이 몸소 나서야 하는 연중행사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시작된 제네바모터쇼만 해도 30개국에서 250개 업체가 참여해 성황리에 진행 중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온라인 전시회 및 박람회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기존 전시회의 경우 참석률이 테러공격이나 유행성 질병 확산 등 예기치 못한 상황변수에 따라 들쑥날쑥하기 때문이다. 경기침체로 비용절감에 나선 기업들에겐 전시회 참가 비용도 부담이다.

   
 
 
직접 가지 않고도 실제로 참석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 가상현실 박람회라면 전 세계 기업들의 주목을 받을 만 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정보통신(IT) 전문지 인포메이션위크가 개최한 정보보안 관련 온라인 박람회를 소개하며 가상현실을 이용한 비즈니스 전시회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회를 찾은 방문자들은 노벨, AT&T 등 다양한 참여업체들이 마련한 부스에서 업체 소개 팸플릿을 제공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네트워킹 라운지에서 비즈니스 상대와 연락처도 교환할 수 있다.

전시회 한켠에 마련된 강당에서는 정보보안 전문가들의 강연이나 토론회도 진행된다.

하지만 이 모든 활동들은 온라인 속 가상현실에서 '아바타'를 통해 이뤄진다.

박람회 참여업체들과 방문자들은 사이버 공간에서 자신들의 역할을 대신하는 아바타를 통해 필요한 정보를 팟캐스트로 교환할 수 있다.

또 담당자들의 연락처가 담긴 명함을 내려받을 수 있고 웹캐스팅을 통해 프레젠테이션도 들을 수 있다.

오프라인과 다를 바 없는 가상현실을 이용한 온라인 박람회에 대해 참석자들도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비즈니스 박람회 기획업체 ON24의 샤라트 사란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300건의 가상현실 박람회와 3만개의 웹캐스팅을 기획할 예정"이라며 "가상현실 박람회로만 30~40%의 연매출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박람회 기획업체인 유나이티드비즈니스미디어(UBS)도 2008년 15건에 불과했던 가상현실 박람회 기획 건수가 지난해 48건으로 세 배 이상 늘었다. 이 업체는 올해 100건 이상의 온라인 박람회를 기획할 계획이다.

사란은 "온라인 박람회를 찾는 이들은 평균 2시간 이상 가상현실에 머문다"며 "가상현실은 참석자들이 박람회에 머물기에 충분한 배경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가상현실 박람회가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처럼 온ㆍ오프라인을 아우르는 비즈니스 창구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

가상현실 박람회에서 구축한 네트워크를 실제 비즈니스 관계로 확장할 수 있는 동시에 오프라인의 일차적 비즈니스 관계를 가상현실 박람회를 통해 다차원적 관계로 승화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가상현실 박람회는 일종의 '고객선도식 해결방안(lead-generation solutions)'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일반 비즈니스 박람회와 차별된다.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오프라인보다 더 빨리 제공할 뿐만 아니라 박람회 주최 측에서 구미에 맞는 고객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사란은 "가상현실 박람회를 다녀간 방문자의 활동 기록은 자유자재로 가공해 분석할 수 있는 만큼 가상현실 박람회에서는 일반 박람회와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가치가 큰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오프라인 박람회보다 장기간 열릴 수 있다는 점도 기업들이 가상현실 박람회에 주목하는 이유다. 가상현실 박람회에서는 실시간 행사를 놓치더라도 '다시 보기' 기능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박람회 기획업체들은 기존 콘텐츠에 매월 최신 정보를 업데이트해 박람회가 끝난 뒤에도 꾸준히 방문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

박람회 기간이 긴 만큼 인건비 등 추가로 드는 비용은 감수해야 한다.

이벤트 기획업체인 리드엘세비어의 마이크 러스브리지 대표는 "24시간 온라인을 드나드는 방문객의 질문을 처리하는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박람회 참여업체나 주최 측에서 볼 때 온라인 박람회는 노동집약적인 경향이 크다"고 말했다.

개발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수익 모델 역시 완성되지 못한 상태다. 러스브리지는 "가상현실 비즈니스 박람회에 소개된 제품이나 서비스는 오프라인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대규모 투자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FT는 가상현실 박람회는 아직 오프라인 박람회를 보조하는 '하이브리드' 모델로서 의미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kirimi99@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아주NM&C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