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중앙회.보험업계.농민단체 의견 충돌 여전
농협중앙회의 지배구조를 결정할 농협법 개정안이 꼬일대로 꼬여 4월 국회 처리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여권은 신속한 개정안 처리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가 제출한 농협법 개정안의 핵심은 신∙경분리(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의 분리)를 위해 농협중앙회의 지배구조를 바꾸는 것이다. 중앙회의 명칭을 연합회로 바꾸고 그 산하에 NH경제지주와 NH금융지주를 동시에 설립하자는 게 주된 골자다.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장인 이계진 의원(한나라당)은 7일 “개정안이 2월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것은 숙성기간이 필요해서였다”며 “4월 임시회에서는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달 중에 소위를 열고 국회 통과를 위한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그러나 농협은 신용사업은 금융지주로 신속히 개편하지만 경제사업은 투자를 통한 기반을 구축한 후 단계적으로 지주사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사업구조 개편에 따른 부족자본금을 정부가 어떤 방식으로 지원하느냐도 쟁점이다. 정부는 농협이 자본금을 자력으로 조달한 후 모자란 부분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농협은 6조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데 정부는 지원액을 낮추려하고 있다.
지원방식에 대해서도 중앙회는 전제조건 없는 출연을 원하고 있고, 정부는 회수를 전제로 한 출자 방식이 맞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농협보험 신설과 관련해 보험업계와 농협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보험업계는 기존 보험사와의 형평성을 고려해 농협보험에도 보험업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중앙회는 농협공제의 보험 전환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특례 적용을 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농민단체들도 노∙사에 따라 입장이 엇갈리고 있는 것도 문제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순차적 지주사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농협중앙회를 지주사가 아닌 협동조합차원의 연합회 체제로 전환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농수산위의 민주당 간사 최규성 의원측은 “농민단체에서도 단일안이 나오지 않는 상태에서 농협법 개정안을 처리하는 데는 무리가 따른다”며 “당에서도 당론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여서 개정안의 4월 처리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송정훈, 팽재용 기자 songhdd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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