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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영의 도란도란] 지방선거와 뉴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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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2-27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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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봄, 서울시 전역이 뉴타운 바람에 휩싸였다. 한동안 잠잠하던 4차 뉴타운 개발계획이 곧 발표될 것 같은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부동산 시장의 뜨거운 열기는 여름 무더위를 압도했다.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있었던 당시, 서울시내 각 지역구 후보들이 뉴타운 개발계획 공약을 남발했기 때문이다.

그 틈새를 부동산 투기꾼들이 절대 노칠리 만무했다. 지방선거용 각종 개발공약은 투기꾼들에게는 최고의 먹이감이다. 이들은 각 후보들이 내세운 개발계획을 십분 활용해 투자자들을 유혹했다.

하지만 얼마 못가 4차 뉴타운 개발계획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혀졌다. 당시 개발계획만 믿고 무리하게 투자를 했던 사람들은 이후 글로벌금융위기가 겹치면서 큰 어려움을 겪어야했다.

선거시즌이 또다시 돌아왔다. 6·2 지방선거가 100여일 앞으로 성큼 다가와 있다. 공식 선거전은 아직 시작도 안했지만 곳곳에서 선거 열기가 감지된다. 당 차원에서도 국민들로부터 중간 심판을 받는 일이라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뜨거운 정쟁(?)을 준비중이다.

이 정쟁의 가장 강력한 무기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공약이다. 그것도 해당지역 장밋빛 청사진을 담은 개발계획 공약이다. 각 후보들은 그 지역의 개발 청사진을 내걸고 표심을 얻으려 한다. 

벌써부터 굵직굵직한 대형사업 계획이 줄줄이 발표되고 있다. 광주광역시는 2조원의 예산을 들여 관광레저복합타운 조성 구상을 내놓았고, 대구에서는 수성유원지 개발사업과 달서구의 대명천 복원사업이 발표됐다.

대전시도 유성구 성북동 종합관광단지 개발 계획에 힘을 쏟고 있고, 경남 거제시는 고현항 인공섬 개발계획을 내놓았다. 최근 부산시도 최근 2020년까지 게임산업 중심도시 실현을 목표로 하는 게임산업 진흥 중장기 계획을 수립했다.

야권과 시민단체들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디자인 서울' 계획이나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GTX 계획'에 대해서도 "선거를 의식한 전시행정"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선거와 장밋빛 청사진을 담은 각종 개발 공약. 분명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전문가들은 올해 부동산 시장의 최대 변수가 지방선거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각종 개발공약들이 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을 수도, 반면 침체상황 극대화를 가져올 수도 있어서다. 

하지만 실현불가능하거나 시장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공약들은 부동산 투기꾼들만 불러 모으는 일임을 명심해야 한다. 단지 당선만을 목표로 유권자들에게 허황된 꿈을 심어준다면, 이후에 국민들로부터, 역사로부터 그 정치인은 분명한 심판을 다시 받게 될 일이다.

그런데 요즘, 서울시내 4차 뉴타운 사업지로 물망에 오른 지역 부동산들이 조금씩 들썩이고 있다는 소식들이 다시 들려오고 있다. 걱정스럽다.

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js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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