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금융권, '레드오션' 부동산신탁 진출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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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3-15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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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회사들이 부동산 신탁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수익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금융 계열사간 시너지 창출을 위해서다. 여기엔 올해 부동산 경기가 살아날 것이란 판단이 작용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고, 부동산 신탁시장이 포화상태인 점을 들어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14일 금융권과 부동산신탁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10일 중견 부동산 신탁업체인 다올부동산신탁 지분을 58%(580만주) 확보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농협중앙회도 지난 2008년 좌절된 부동산 신탁회사 설립을 다시 추진할 계획이다. 농협은 부동산 신탁회사를 통해 부동산 개발금융 취급 확대와 농촌지역 개발 물량을 소화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다만 국회에 계류중인 농협법 개정안 통과가 관건이다.

한국씨티은행도 부동산 신탁사업 진출을 위해 전문인력을 확보하는 등 조직정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부동산 신탁사업은 수익이 크고 PF(프로젝트파이낸싱)와의 연계영업이 가능해 은행입장에서는 포기할 수 없는 분야"라며 "다올신탁 인수를 통해 그룹 차원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도 "부동산 신탁업은 리스크가 적고 시너지 효과가 커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며 "농협의 중장기 성장 사업 모델로 꼽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강해순 한국토지신탁 영업팀장은 "신탁 시장이 회복되기 위해서는 부동산 경기 회복이 전제돼야 하지만 부동산 시장이 앞으로 성장하기란 어려울 것"이라며 "최근 일부 강남지역 아파트의 재건축 인가가 있었지만 이는 국지적인 이슈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계상황에 다다른 부동산 신탁시장에 참여자가 넘쳐난다는 점도 향후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침체로 신규 수주가 줄어 들었는데 오히려 새 사업자는 늘고 있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특히 농협이 시장에 진출하면 다른 경쟁사들에 배정되는 물량이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이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금융회사는 KB금융(KB부동산신탁), 우리금융(코람코자산신탁), 기업은행(아시아신탁), 삼성생명+교보생명(생보부동산신탁) 등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0개 대형 부동산 신탁사의 지난해 1월부터 9월 말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은 70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5.9%나 감소했다. 영업수익도 2657억원으로 10.2% 줄었다.

은행, 증권, 보험 등 41개 신탁겸영회사는 수탁고가 191조6000억원으로 7.9% 증가하는 사이 영업수익은 2675억원으로 4.3% 감소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부동산신탁의 영업규모는 늘었지만 업체 간 경쟁 과열로 신탁보수 등 부수업무수익이 지난해보다 504억원 줄었다"고 설명했다.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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