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 한은총재 인선 놓고 머리 싸매는 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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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3-16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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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윤대 위원장 ‘사실상 물 건너 갔다’ 반응
김중수 대사, 한은 독립성 후퇴 우려
깜짝인물 선택 가능성 배제할 순 없어

이명박 대통령은 이달 말로 임기가 끝나는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의 후임 인선을 놓고 막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각 후보군마다 일장일단이 있어서다.

정부는 오는 23일 국무회의에서 임명안을 상정한다는 방침이어서 이 대통령의 고민은 조만간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6일 “내일 중으로 후임 한은 총재의 최종 후보군이 가려질 것”이라며 “이미 인사검증 작업은 끝난 상태로 대통령의 결단만 남았다”고 말했다.

문제는 각 후보군마다 장점과 단점이 극명히 나뉘고 이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란 점에서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 ‘편파인사’라는 정치적 부담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한 의원(한나라당)은 “한은 총재 인선은 오리무중”이라며 “각 후보군마다 장단점을 모두 갖고 있어 선뜻 내정하기가 힘들다고 한다”고 말했다.

우선 차기 총재로 거론되던 어윤대 국가브랜드 위원장은 이 대통령과 고려대 동문으로 현 정권의 ‘실세 중 실세’다. 특히 한은법 개정 등 여타 부처와의 힘겨루기에서 한은에 힘을 제대로 실어줄 수 있는 적임자인데다 11월 열릴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를 앞둔 상황에서 글로벌 감각과 금융전반에 대한 관록을 갖췄다는 평가다. 그러나 수천억원대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고 있어 정치권과 청와대 일각에선 “사실상 내정이 물 건너 간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또 한명의 유력 후보인 김중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을 거쳐 현 정부 첫 경제수석을 지내는 등 이 대통령의 신임이 두텁다. 김 대사는 KDI 원장으로 있으며 재정부와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왔기 때문에 경제부처에서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일각에선 한은의 독립성을 후퇴시킬 수 있다는 비토론도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이 장단점이 극명하게 갈리는 두 인사 외에 깜짝 인물이 한은 총재에 오를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경제수석을 지낸 박영철 고려대 석좌교수, 한은 부총재 출신의 박철 리딩투자증권 회장 등이 후보군이다.

청와대 한 참모는 “현재로선 의외의 인물이 박탈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막판 변수를 배제할 수 없다”고 피력했다.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songhdd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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