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의 소수지분 블럭세일을 추진하고 있는 예금보험공사가 우리금융의 주가 횡보로 울상이다. 주가가 공적자금 회수를 위한 마지노선에 크게 못 미치는 데다, 향후 주가 전망도 어둡기 때문이다.
외환은행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론스타도 외환은행 주가 정체가 장기화되자 조급해 졌다.
17일 은행권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예보는 보유 중인 우리금융 지분 65.97% 중 지배지분(50%+1주)을 제외한 15.97%를 이르면 다음달부터 블록세일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삼성증권ㆍ대우증권ㆍUBS증권ㆍ크레디트스위스증권 등 4개 국내외 증권사를 매각 주간사로 선정했고, 우리금융의 3개월 지분매각 제한(락업, lock-up)을 해제했다.
하지만 우리금융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 1만5350원으로 예보가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 책정한 최저 주가 수준인 1만7000원선에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우리금융 주가는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째 1만3000~1만5000원선에서 횡보중이다.
예보가 우리금융 매각작업에 본격적으로 돌입했지만, 주가가 이를 뒷받침해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공적자금 회수를 극대화해야 하는 예보로서는 현재 주가로는 매각에 나서기 어렵다.
게다가 향후 주가 전망도 좋지 않아 예보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현재 대한생명 상장에 이어 메머드급 기업인 삼성생명이 5월 상장을 예고하고 있어 수급 상황이 악화된 데다, 우리금융이 건설ㆍ조선 회사에 대한 추가 충당금을 쌓을 지 모른다는 시장의 불안감이 혼재돼 있다.
이현주 동양종금 연구원은 "상장을 마친 대한생명과 상장을 앞둔 삼성생명 등 아시아권 보험사의 수급 규모가 20조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우리금융의 수급상황은 악화될 것"이라며 "정부가 아직 우리금융 민영화 절차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확정하지 못한 것도 주가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만약 예보가 우리금융 민영화에 급급해 낮은 가격에 지분을 매각한다면 '헐값 매각' 논란이 불거져 예보 입장에서는 진퇴양난에 빠진 형국이다.
상황은 외환은행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론스타도 마찬가지.
래리 클레인 외환은행장은 지난 10일 사내방송을 통해 론스타가 외환은행 지분매각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론스타가 이미 공공연해진 외환은행 매각 사실을 다시 한번 전한 것은 좀처럼 오르지 않는 외환은행 주가를 부양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현재 론스타가 외환은행 주가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외환은행 주가는 지난 1월 1만3000원대로 떨어진 뒤 2개월 연속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
클레인 행장의 발언 이후에도 전일대비 100원 오른 1만4550원에 그쳤고, 이후에도 1주일 동안 완만한 하향 곡선을 그리며 이날 1만3950원에 장을 마쳤다.
H증권 연구원은 "외환은행 매각 이슈는 이미 주가에 선반영 돼 있기 때문에 KB금융, 하나금융, HSBC 등 인수후보자들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없는 이상 당분간 제자리걸음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한금융투자도 보고서를 통해 외환은행 매각 재추진에 대해 잠재적 매수자가 적극적으로 나서긴 쉽지 않을 전망이라면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제시한 바 있다.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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