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초 판교신도시에 입주한 A씨는 매주 토요일마다 차를 타고 분당신도시에 위치한 대형 할인 마트를 찾는다. 판교신도시에는 번듯한 상가가 아직 없어 주말마다 일주일치 쇼핑을 한꺼번에 하는 것이다. 그나마 영업 중인 상가도 대부분 공인중개사나 은행으로 업종이 제한적이다.
# 동판교의 한 아파트 단지 내 상가에서 빵집을 운영 중인 B씨. 아직 주변 아파트 입주가 마무리 안돼 불 꺼진 집들이 꽤 많지만 장사는 생각보다 잘되는 편이다. B씨의 가게가 주변에서 유일한 빵집이다 보니 수요가 몰린 것이다.
이 처럼 지난 2008년 12월 말부터 입주가 시작된 판교신도시 입주민들은 이용할 만한 충분한 상가가 부족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입주률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지만 입주민들은 집 근처에 물건을 살 수 있는 상가가 없어 분당신도시 상가를 이용해야 하는 실정이다. 아파트 분양 당시 '로또'라 불리던 판교신도시이지만 상가 시장은 아직 한 겨울인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공급이 부족한 만큼, 향후 투자가치는 입지·규모·업종별로 상당히 클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판교신도시의 중심상업지구, 근린생활지구, 근린상업지구 등에서 신축 중인 상가는 10여개에 불과하다. 이중 준공 이후 세입자가 입점해 운영 중인 곳은 두동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 2007년 동탄신도시에서 입주와 동시에 상가 70여개가 준공된 것과 비교하면 턱 없이 부족한 것이다.
운영 중인 업종도 대부분 공인중개사나 소형 슈퍼, 세탁소, 은행, 음식점 등으로 중·대형 교육 및 의료서비스 등은 거의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이 처럼 수요는 점점 넘치는데 공급이 부족하다 보니 최근 판교신도시에서 분양 중인 상가에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최근 상가 분양으로는 최초로 7개동이 동일 브랜드를 사용하는 동시분양에서는 초기 분양률이 50%를 가볍게 넘기도 했다. 현재 부동산 시장의 침체 정도를 감안하면 굉장히 빠른 속도다.
판교 상가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저렴한 분양가다. 이미 상권 조성 초기라 이미 조성된 분당보다 분양가가 최대 절반 가량 저렴해 비교적 손쉽게 투자할 수 있다.
다만 신도시의 경우 상권이 완전히 형성되는데 3~4년후 시간이 걸리고 향후 업종에 따라 가격 조정기를 겪을 수 있어 투자에는 신중해야 한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상가 투자는 아파트와 다른 투자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상권 형성은 시간도 오래 걸리고 업종별, 입지별 특성이 큰 만큼, 조기에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지 말고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xixilif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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