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의욕적으로 입안한 건강보험개혁 법안의 하원 표결을 하루 앞두고 민주당 내 반대파들이 속속 찬성 쪽으로 선회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가 이탈표 방지에 총력을 쏟은 결과다.
오바마 대통령은 표결 하루 전인 20일(현지시간)에도 민주당 하원 의원총회 연설을 위해 의회를 찾아 건보 개혁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건강보험 개혁은 나를 위한 것도, 민주당을 위한 것이 아니라 오로지 미국 국민을 위한 것"이라며 "국민들은 우리가 바로 지금 행동으로 그것을 보여주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스테니 호이어 하원 원내대표를 포함한 하원 지도부와 해리 리드 상원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가 총출동했다.
공화당 전원이 반대표를 던진다고 가정할 때, 건보 개혁안이 하원을 통과하려면 민주당 의석 253석 중 216석의 찬성이 나와야 한다. 당내 이탈표를 37표 이내로 묶어야 하는 셈이다.
오바마와 당 지도부는 이탈표를 막기 위해 지난해 11월 건보 개혁 법안 하원 처리 때 반대표를 던졌던 37명의 하원 의원과 낙태 지원 제한을 전제로 찬성표를 던졌던 반낙태파 의원 40명을 설득하는 데 집중해왔다.
오바마는 주초부터 60여명의 의원들을 직접 설득했다.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 의원들을 동승시켜 기내 설득을 벌이기도 했다. 그 결과 데니스 쿠치니치(오하이오) 의원과 존 보치에리(오하이오), 스콧 머피(뉴욕) 의원 등 지난해 11월 법안 표결 때 반대표를 던졌던 의원 중 7명이 찬성 쪽으로 의견을 돌렸다.
하지만 찬성 표를 던졌던 스티븐 린치(매사추세츠), 마이클 아큐리(뉴욕) 의원은 낙태 문제를 이유로 반대로 돌아섰고, 공화당 의원 중 유일하게 찬성표를 던졌던 조지프 카오(루이지애나) 의원이 반대로 선회하기도 했다.
현재 찬성 대오를 굳히기 위한 마지막 관문은 당내 보수파인 바트 스투팩 의원이 이끄는 반(反) 낙태 강경파를 어떻게 설득하느냐다. 스투팩 의원은 찬성 조건으로 낙태 수술에 대한 건보 적용을 더욱 엄격하게 제한하도록 법안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법안은 그대로 통과시키되, 대통령 행정명령으로 낙태 제한 요구를 일정하게 수용하는 방식으로 이들을 찬성 대열로 유인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법안 자체는 수정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견지하고 있다.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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