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사,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국내 상장사가 세계적 경제위기를 오히려 기회 삼아 실적을 대폭 늘렸다.

21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581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는 2009 회계연도 영업이익으로 전년대비 0.48% 증가한 57조898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만 1.14% 감소한 910조7854억원으로 전년보다 다소 줄었을 뿐 순이익도 48조8777억원으로 53.62% 늘었다. 영업이익 증가가 매출액 감소를 상회하면서 상장사 전체 영업이익률도 0.11%포인트 증가한 6.36%로 올랐다. 해외 경쟁사가 경기침체로 심각한 부진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감탄할 만한 실적이다.

상장사 가운데 연간 실적만을 발표하는 금융지주회사와 결산 월을 변경한 기업을 제외한 나머지 541개 기업도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2009 회계연도 영업이익은 1분기 7조2175억원에서 2분기 13조2258억원, 3분기 18조4345억원으로 가파르게 뛰었다. 다만 4분기는 환율효과 약화 탓에 14조1905억원으로 다소 줄었으나 이 역시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222% 늘어난 것이다.

업종별로는 정보기술(IT)이 가장 두드러진 영업이익 증가세를 보였다. 전년보다 80.50% 증가한 10조2244억원으로 시장을 주도했다. 자동차가 속한 경기소비재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24.81% 늘어난 9조5068억원을 나타냈다. 반면 에너지 업종은 반토막으로 줄어든 1조8843억원에 그쳤다. 철강이 포함된 소재(-26.21%)와 금융(-13.32%)도 부진했다.

10대 대기업 매출액은 전년보다 2.4% 증가한 495조986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35조741억원)과 순이익(32조3727억원)도 각각 2.0%와 32.8% 늘었다. 기업별로는 GS(133.39%)가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어 롯데(91.83%)와 삼성(43.55%) 순이다. 반면 금호아시아나는 순손실만 3조7493억원에 달했다. SK(-24.99%)와 포스코(-52.57%)도 부진했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적극 지원에 나섰고 기업 역시 비용을 절감하고 경쟁력을 강화한 덕분에 이런 성과를 낼 수 있었다"며 "세계적 불황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세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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