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국영 천연가스업체인 가즈프롬(Gazprom)은 전 세계 가스 자원의 16%와 가스 생산의 20%를 도맡고 있는 세계 최대 에너지업체다.
45만6000명에 달하는 직원과 자체 군 병력까지 보유하고 있으며 러시아 연방 세수의 25%를 납부하는 공룡 기업이다.
글로벌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면서 포춘 글로벌500기업 순위는 지난해 25계단이나 상승했고 에너지업계에서도 부동의 1위를 고수했다.
가즈프롬 1년간 주가 추이(러시아 모스크바증시·루블, 출처=블룸버그) |
하지만 2008년 중반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해 5년간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가스 가격이 폭락하면서 영국과 러시아에 상장된 가즈프롬의 주가는 75%나 주저앉았다.
같은해 매출은 1415억 달러로 전년보다 51% 줄었다. 순익 역시 16% 감소한 299억 달러를 기록했고 순채무도 500억 달러로 불었다.
지난해 1~9월 순익(64억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56%나 감소했다.
허리띠를 졸라 매야 했던 가즈프롬은 지난해 6월 투자 규모를 5000억 루블(160억 달러)로 전년 대비 22% 줄였고 러시아 극동에 위치한 야말반도의 새로운 가스전 개발도 2012년으로 미루기로 했다.
주변국과의 관계도 악화됐다. 특히 우크라이나와의 가스 채무협상이 결렬되면서 지난해 1월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스 공급을 차단했다.
가즈프롬은 우크라이나를 통해 유럽으로 가는 가스의 80%를 공급하기 때문에 유럽 10여개국 역시 2주 가까이 추위에 떨어야만 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경기가 회복조짐을 보이면서 가즈프롬은 올해 투자 규모를 다시 늘려 잡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말 가즈프롬 이사회는 올해 투자 규모를 지난해보다 5.4% 증가한 278억 달러로 승인했다.
투자 규모 확대 결정은 최근 경기회복 조짐과 배럴당 70달러대를 기록하고 있는 국제유가 상승세를 감안한 것이다.
가즈프롬은 현재 400억 달러에 달하는 부채 규모가 올해 310억 달러 아래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에너지 자원을 확보하려는 세계 각국의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만큼 가즈프롬의 영향력은 더 확대될 전망이다.
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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