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레이더] 경기 회복에 펀드도 소비재 섹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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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3-28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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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경기관련 뉴스 보도의 서민대상 인터뷰 장면에 자주 등장하는 하소연인 것 같다. 반대로 백화점이나 명품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는 뉴스를 접하면 정말 경기가 나아지고 있는 것도 같다. 경기회복 판단에 매우 중요한 증거는 결국 ‘소비’에서 찾아진다.

최근 글로벌 소비재 섹터로 돈이 몰리고 있다. 지난 2월 이후 전세계 9개 섹터펀드 중 소비재 섹터 펀드로 펀드 자산의 16.5%에 해당하는 자금이 유입됐다. 지난 해 자금 유입이 가장 강했던 원자재 섹터로 들어온 돈이 펀드자산의 14.7%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 달간 유입 강도 치고는 상당히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소비재 섹터로의 자금 유입은 당연히 소비재 기업의 이익 증가를 동반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2008년 9월 리먼브라더스 파산 직후부터 현재까지의 이익 증가율이 플러스(+)인 섹터는 헬스케어와 IT 섹터에 그쳤지만, 최근 최근 소비재 섹터가 그 대열에 합류하는 양상이다. 소비재 섹터중 경기관련 소비재(Consumer Discretionary·CD)와 필수 소비재(Consumer Staples·CS) 섹터의 이익은 리먼브라더스 파산 시점 대비 각각 6%, 5.6% 높은 수준이다. 반면, 에너지와 산업재, 금융, 통신 섹터의 이익은 위기 직전 수준 대비 30~40% 못 미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가 소비재 섹터에 집중하는 이유는 이것이 미국 주가 변곡점을 미리 알려주기 때문이다. CD섹터(자동차, 내구재, 의류, 호텔 및 레져, 미디어, 사치품 등)와 CS섹터(음식료, 담배, 가정용품 등)간 주가 상대강도로 CD/CS비율을 도출해 볼 수 있는데, 이 비율의 상승은 경기 확장과 주가 상승을 의미한다.

미국의 CD/CS 비율은 한국과 달리 주가에 3~6개월 앞서 움직인다는 점이 흥미롭다. 2008년 급락했던 CD/CS비율이 2009년 한해 동안 상당히 반등했지만, 1995년 이후의 평균 이하에 위치해 있다. 높은 실업률이 여전히 소비를 제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주가(S&P 500)가 2007년 고점을 끝으로 만들어진 장기 하락 추세대를 기어이 넘어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흥미롭게도 미국과 달리 한국의 CD/CS비율은 주가 선행성을 찾기 힘들다. 주가와 CD/CS비율의 변곡점이 거의 일치한다. 미국과 한국의 산업구조 차이 때문이다. 한국은 IT섹터와 경기관련 소비섹터 비중의 합이 무려 41% 에 달해 미국의 29% 보다 월등히 높은데다, 미국과 달리 CD섹터 비중이 CS보다 높아 경기변동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보다 즉각적일 수 밖에 없다. 

이런 각도에서 보면 미국시장은 앞으로 더 오를 수 있을 것 같고, 미국보다 경기회복 속도나 기술적 하락 추세대 돌파가 빨랐던 한국 증시는 박스권 돌파 속도가 생각보다 더딜 수도 있다. 그러나 한국 증시가 미국 증시대비 지난해 반등 속도가 월등히 빨랐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장기 박스권 돌파전 우리가 해야할 일은 수출주 일변도의 지난 해 포트폴리오를 시장 비중으로 정상화하고 내수주 비중 확대를 통한 균형을 잡아 주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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