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물속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아들이 눈에 선한데 어찌 목으로 음식이 넘어가고 잠이 오겠느냐”
천안함 침몰 닷새째인 30일 평택의 해군2함대 임시숙소에서 기적을 바라는 실종자 가족들 중에 탈진환자가 속출했다. 끼니도 제 때 챙기지 못하고 뜬 눈으로 밤을 지새며 생환 소식만 기다리는 탓이다.
지금까지 임시숙소에서 생활하던 실종자 가족들 중 4명이 탈진해 119구급대에 실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군 의료 관계자는 “가족들은 신경이 극도로 날카로워진 상태”라며 “눈물을 그치지 않는데다 소리를 질러 목 질환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숙소 옆 식당에서 하는 배식도 전체의 절반도 되지 않을 정도로 식사도 제대로 하지 않는 가족들이 대부분이다.
군은 가족들 식사를 부대 박 식당에 맡겨 장병들과 다른 식단을 제공하고 숙소 안에는 컵라면과 초코파이를 비치했다.
그나마 대부분의 가족들은 식사도 거른 채 잠도 자지 않고 휴게실 TV 앞에서 떠나지 못하고 있다.
손수민 하사의 삼촌 손시열씨는 “바로 눈 바다 밑에 함미가 가라앉아 있는데 직접 뛰어들 수도 없고 춥고 컴컴한 바다 속에 내 가족, 형제들이 갇혀 있다니 억장이 무너진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실종자 가족은 함미의 정확한 위치도 민간 어선이 최초 확인 했던 사실을 비판하며 “우리마저 인명구조 탐색현장에 나와 있지 않았다면 이보다 더 늑정 구조작업 했을 것”이라며 울분을 토했다.
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maen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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