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J, 금리 인상 '사전 작업' 박차... 0.25%p 넘는 인상 폭도 시사

  • 3월 금융정책결정회의 주요 의견 공표… 매파적 견해 쏟아져

  • 닛케이 5만 선 붕괴 공포 속 4월 인상론 '무게'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사진AFP연합뉴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사진=AFP·연합뉴스]



일본은행(BOJ)이 시장의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금리 인상을 위한 군불 때기에 나섰다. 전날 공개된 3월 금융정책결정회의의 '주요 의견'에 따르면, 정책 위원들은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원유 가격 급등과 엔저 현상이 물가를 끌어올릴 위험이 크다고 보고 금리 인상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쏟아냈다. 특히 일본은행은 최근 금리 인상 명분을 뒷받침하는 각종 내부 보고서와 분석 자료를 잇달아 발표하며 시장과의 소통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번 3월 회의에서는 금리 인상에 적극적인 '매파' 위원들의 목소리가 유독 컸다. 9명의 정책 위원 중 일부는 금리 인상 타이밍이 늦어지는 '비하인드 더 커브(Behind the curve)' 시나리오를 강하게 우려했다. 한 위원은 "현재 금리 수준이 경기를 과열시키지도 냉각시키지도 않는 중립 금리와 상당한 거리가 있다"고 진단하며, 대응이 늦어질 경우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존 예상보다 훨씬 급격하고 대폭적인 긴축이 불가피해져 경제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위원은 향후 공표되는 지표를 바탕으로 "통상적인 수준을 넘어서는 금리 인상 폭까지 포함해 인상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파격적인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 이는 시장이 예상하는 0.25%포인트 단위의 인상을 넘어 한층 강력한 긴축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중동 정세가 장기화할 경우 "기존 시나리오보다 금리 인상 속도를 높여 금융 환경을 긴축적으로 전환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비엔피(BNP) 파리바 증권의 고노 류타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요 의견서의 내용이 전반적으로 매우 매파적"이라며 "이는 사실상 오는 4월 27~28일 열리는 회의에서 즉각적인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며, 급격한 엔저를 방어하려는 의도도 담겨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은행은 3월 회의 이후 수급 갭(일본 경제 전체 수요와 공급의 차이) 및 중립 금리 재추계 자료 등을 내놓으며 금리 인상을 위한 사전 분위기 조성 작업을 체계적으로 진행해 왔다. 30일에는 기조적 물가 상승률이 2% 목표치를 향해 순항하고 있다는 데이터를 시각적으로 제시하며 정책 변화의 정당성을 뒷받침했다.

같은 날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역시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적절한 금리 조정이 이뤄지지 않아 물가가 급등할 경우, 장기 금리까지 통제 불능 상태로 치솟을 리스크가 있다"고 경고하며 시장의 경계심을 끌어올렸다. 실제로 시장에서 점치는 4월 금리 인상 확률은 현재 70%까지 치솟은 상태다.

하지만 시장은 이러한 긴축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크게 흔들리고 있다. 전날(30일) 닛케이 평균주가는 중동발 리스크와 금리 인상 공포가 겹치며 장중 한때 2800포인트 넘게 폭락해 5만1000선 아래로 밀려나기도 했다. 결국 전 거래일 대비 1487(2.7%)포인트 하락한 5만1885로 마감했으나, 회계연도 마감일인 오늘(31일)은 장중 한때 5만1000선이 재차 무너진 뒤 저가 매수세 유입으로 5만2000선을 회복하는 등 심리적 저지선인 5만선을 사수하기 위한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특히 원가 부담이 커진 화학·철강 업종을 중심으로 기업 실적 전망치가 잇달아 하향 조정되면서 주가의 추가 하락 우려도 짙어지는 형국이다.

변수는 내일부터 바뀌는 일본은행 정책위원회 심의위원의 구성이다. 4월 1일 자로 아사다 도이치로 주오대 명예교수가 노구치 아사히 위원의 후임으로 공식 취임한다. 적극적인 금융 완화를 주장하는 '리플레이션파'로 분류되는 아사다 위원의 합류는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려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일본은행 집행부가 추진하는 '4월 조기 인상' 가도에 내부적인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본은행은 4월 이후 전국기업단기경제관측조사와 기업의 임금 인상 폭 등 각종 지표를 확인하는 한편 중동 정세의 추이를 지켜보며 정부와 대화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4월 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단행할 충분한 근거가 확보될지 여부는 여전히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향후 정책 결정의 향방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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