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계함침몰] 천암함 의혹, 풀 수 있는 열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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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4-01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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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이 너무나 많다”
31일 천안함 침몰 실종자 가족들은 실종자 가족협의회를 구성해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를 둘러싼 의문을 해소해 줄 것을 군 당국에 촉구하며 이같이 말했다.

천안함 침몰 실종자 수색이 계속되는 가운데 사고 발생의 정확한 원인을 두고 피로파괴의 가능성, 속초함 발포 이유 등 계속해서 새로운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또 군 당국이 침몰한 천안함의 절단면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지고 침몰 직전까지의 교신록 공개 여부도 천안함의 의혹을 풀 열쇠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피로파괴 가능성

천안함 침몰의 원인으로 기뢰 등으로 인한 외부폭발의 가능성과 내부폭발의 가능성 사이에서 외부폭발로 의견이 모아지는 가운데 피로폭발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피로 파괴(Fatigue Fracture)는 미세한 균열이 장시간의 누적된 충격과 압력으로 순간적 파괴까지 이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1943년 노후된 미국 유조선 T-2 Tanker의 용접면이 갑자기 파괴되면서 침몰했는데 천안함의 경우도 이 같은 현상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해군 관계자는 “해군 역사상 이러한 사례가 없으며, 매일 철저히 정비를 하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천안함의 절단면이 말하는 것?

군이 천안함의 절단면을 일부 확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폭발원인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가 나올 수 있을지 관심사다.

천안함 수색작업을 하는 잠수사들 사이에서 “물속에서 손으로 더듬어 확인한 결과 천안함의 절단면이 수직으로 깨끗하게 잘려있었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앞서 김태영 국방장관이 제기한 기뢰에 의한 외부폭발이 아닌 피로파괴가 아니냐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반면 군은 구체적인 정황을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공식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지난 30일 이기식 해군준장은 “원인규명은 파손 부의 등을 하나하나 다 봐야 하는데 수중 시야가 30cm에 불과한 현 상황에서 국부적으로 확인하는 것과 인양헤서 전체를 보는 것은 굉장히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폭발 원인 규명을 위해선 반파 부위뿐 아니라 당시 북한군 동향 등 여러 요인을 복합적으로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절단면은 하나의 판단자료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속초함은 새떼 때문에 발포했을까?

속초함이 26일 사건 당일 세때를 향해 함포사격을 했다는 발표도 사고 발생 원인에 대한 의혹을 더한다.

이기식 합참 정보작전 처장은 지난 30일 속초함이 미상의 물체에 함포사격을 가한 이유에 대해 “천안함에서 침몰상황이 벌어졌고, 무언가 빠른 것이 위로 올라가고 있어 그것이 우리한테 피해를 입힌 실체라면 먼저 자위권에 의해 대응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는 이 처장은 “작전 중이던 초계함의 레이더상에 미상 물체가 포착돼 경고 사격을 했고 레이더에 포착된 형상으로 보아 새떼로 추정된다”고 말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미상의 물체에 대한 정확한 확인 없이 레이더에 의심 물체가 보인다고 주포를 발포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의구심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새떼로 오인했다는 군의 발표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유로 ▲속초함은 별도의 대공 레이더가 없어 사격시 쓰는 사격통제레이더의 대공기능만으로 한밤중에 새떼의 사전 식별이 어렵고 ▲발사된 함포가 새떼보다는 수상함정 등을 공격하는데 유용한 주포였다는 요인 등을 들었다.

◆‘교신일지’는 의문 해결의 열쇠가 될 것인가

이에 따라 천안함 침몰 당시 천안함과 평택의 2함대 사령부, 속초함이 주고받은 교신내용 공개 여부가 사고 규명의 핵심 열쇠로 떠오르고 있다.

천안함이 평소와 다른 항로로 들어가 사고가 발생한 점, 속초함에서 세때를 향해 함포사격을 가한 점 등이 당시 교신내용을 통해 밝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신일지 공개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합참 정보작전처창 이기식 준장은 “교신일지는 군사작전을 하는 모든 상황이 들어간 군사비밀”이라며 “어떤 수준에서 어떤 범위까지 공개할지는 검토해봐야한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maen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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