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최전방인 백령도를 전격 방문한데 대해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대통령으로서 사고 현장을 직접 확인하고 구조를 독려하는 위대한 결단이라는 의견도 있고, 첩보영화를 방불케 하는 보안∙경호 속에 벌인 ‘전시행정’의 전형이란 비아냥도 나온다.
지난달 30일 이 대통령은 국군통수권자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접경지역인 백령도를 방문했다.
이 섬은 북한 장산곶에서 13.1㎞,월례도에서 11.7㎞ 거리에 있는 곳으로 상당한 위험에 노출된 지역이다.
장산곶 등에는 지대함 유도탄과 사정거리가 27㎞ 정도로 추정되는 해안포가 집중 배치돼 있어서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이 지역을 방문한 대통령은 한명도 없었다.
청와대 참모진들의 거듭된 만류에도 이 대통령은 백령도 방문을 단행했다. 이 행동을 놓고 진정성을 높이 사는 지지론 무책임한 행위라는 비판론으로 나뉘어 졌다.
물론 자신의 생명의 위험을 감수하고 나선 이 대통령의 백령도 방문은 많은 의미를 남겼다.
이 대통령은 해상 구조활동 현장까지 방문해 실종 승조원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몸소 보여줬다.
또 수색상황을 챙기면서 독려해 대통령으로서 책임지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약속도 실천했다.
수색작업 지연으로 초조해하는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하는 따뜻함도 건넸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백령도 방문은 ‘국가비상사태’에 준하는 위험천만한 상황이다.
대통령 개인으로서는 안타까운 심정에서 사고현장을 직접 방문했겠지만 남북이 대치중인 상황에서 만일의 사태가 벌어졌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감수해야 한다.
국민들은 직접 현장을 누비는 대통령 보다는 사고 발생시 초기 및 단계별 대응 등 위기관리시스템을 제대로 갖춘 군과 정부를 원한다.
대통령은 전시행정 논란이 있을 수 있는 현장방문보다는 차분하게 청와대에서 수색 상황 등을 실시간 보고 받고 최종 점검을 했어야 했다.
대통령은 사인(私人)이 아니다. 공인(公人) 중의 공인으로 국가를 책임지고 보위해야 할 최고 통수권자이기에 그의 행동은 신중해야 한다.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songhdd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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