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할 수 없습니다” 천안함 침몰 사고 부대인 제2함대사령부 부대원들은 기자들에게 입을 닫았다.
천안함 침몰 사건 직후 군은 승조원들을 구조한 해경측에 “아무것도 묻지 말고 격리시켜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의 부대원들은 기자들과의 접촉을 피하고 마주친다하더라도 침몰 관련 발언은 일체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2함대사령부의 한 관계자는 “사병들의 경우 인터넷을 하지 못하도록 차단했다”며 “침몰 사건에 대해 아무런 말 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1일 천안함 침몰 후 일주일이 지나도록 사고의 원인에 대한 윤곽은 잡히지 않고 의혹만 점점 커지고 있다. 그 배경에는 각 의혹들에 대해 군 당국이 명확한 해명을 하지 못하고 사고 당시 교신록 등 기록공개에 소극적인 모습이 큰 몫을 하고 있다.
군은 이날 침몰 당시 장면을 촬영한 해병대 열상감시장비(TOD)의 원본을 공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원본은 애초 공개했던 영상 앞부분에 7-8분이 추가돼 9시23분 부렵부터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원태재 대변인은 “당초 발표한 것보다 앞 장면이 있는 것을 어제 오후에 알았다”고 말했다.
앞서 군은 촬영 자료의 앞부분인 7-8분을 공개하지 않은 것에 대해 “해병대 TOD 운영병이 열상관측장비로 촬영을 시작했을 때는 천안함의 선체가 두 동강으로 분리된 후 후미 부분이 막 가라앉으려고 하던 시점”이라며 “천안함이 이미 분리돼 있는 같은 화면이기 때문에 그랬다”고 설명했다.
당초 군은 최초 사고 발생 시각을 밤9시30분이라고 밝혔다가 9시25분이라고 정정했다.
그러나 원본이 처음 촬영된 시각이 9시23분으로 밝혀지면서 최초 사건 발생 시각에 대한 논란이 불가피하게 됐다.
원 대변인은 “필요하면 30분대 이전 장면을 반드시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김태영 국방부장관은 “TOD로 봤을 때 선체가 두 부분으로 분리된 것으로 보였다”며 “사고시간은 오후 9시25분으로 추정한다”고 말한 바 있다.
군이 사고 당시의 교신록을 공개하지 않는 것도 의혹을 키우는 원인이 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정보작전처장 이기식 준장은 이날 교신록 공개 여부에 대해 “공개할 수 있는 범위가 되는지 봐서 공개 할 수 있으면 공개할 것”이라며 공개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처장은 그러나 “교신록에는 한 작전의 단편만 들어 있는 것이 아니고 모든 작전이 다 연계되어 있다”며 “공개 여부를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전날 “교신 내용에는 민감한 군사적 보안사항까지 포함돼있어 전면 공개는 어렵다”며 “교신 내용에는 사고원인을 규명할 결정적인 내용은 전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군사평론가 김종대씨는 “1,2차 연평해전때는 지금보다 더 많은 정보공개가 이루어졌다”며 “심지어 2차 연평해전 때 대북 통신감청 정보를 총괄한 한철용 예비역 소장은 자신의 책을 통해 교신내용과 감청내용까지 공개했다”고 말해 교신내용을 공개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천안함에 관련한 의혹이 커짐에따라 현재까지 미미했던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광두 서강대 교수는 “사고 조사 결과가 발표될 때까지 불확실성이 남아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어떻게 판단하느냐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아직 정확한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섣부른 판단이나 정치권의 추측 발언, 언론의 추측보도는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maen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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