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말바꾸기’ 언제까지…“생존장병 공개할 것”

침몰한 천안함 인양작업 중인 군 당국이 선체의 절단면 공개 여부를 두고 하루 만에 말을 바꿔 혼란을 자초하고 있다.

6일 군 관계자는 “아직 선체 절단면을 공개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결정한 바가 없다”며 “인양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세밀하게 검토할 예정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천안함 인양작업 현장의 한 지휘관이 전날 “절단면을 공개할 경우 정확한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억측이 생길 수 있다”고 공개 불가 입장을 밝힌 지 하루 만에 말을 바꾼 것이다.

전날 작업현장에 있던 해군 관계자는 함수 앞쪽과 함미 뒤쪽만 촬영을 허용하고 절단면은 촬영을 금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절단면을 보고 언론의 온갖 억측과 의혹들이 보도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함체의 인양 과정만 언론에 공개하고 선체가 물 위로 올라 온 이후에는 바지선 안에 바리케이트를 쳐 작업을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태재 국방부 대변인도 같은 날 오후 “선체의 절단된 부분이 공개되면 국민과 해군 장병들의 사기가 떨어질 수 있는 데다 숨진 실종자의 시신이 보일 수도 있어 선체 공개를 유보하기로 했다”며 “천안함 단면 공개는 우리 해군 초계함의 취약점을 노출시켜 유사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군의 선체 절단면 공개 불가 방침 이후 비난여론이 커지자 윤원식 국방부 부대변인은 6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계통을 거쳐 확인한 결과 군이 절단면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말을 한 사실이 없다”며 “현재로선 인양 작업에 최선을 다 할 뿐”이라고 말했다.

원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절단면 공개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며 “현장상황과 해군의 입장, 또 선체를 들어 올릴 때 공개돼선 안되는 장면 등 그런 부분이 정리되면 적절한 거리에서 공개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군은 천안함 절단면이 케이크 자른 듯 깨끗하게 잘려나갔다고 했지만 후에 공개한 천안함 열상감지장비(TOD)영상의 절단면은 C자형의 날카로운 모습이었다.

한편 천안함 사고를 둘러싼 의혹이 확산됨에 따라 군 당국은 생존장병의 공개 진술과 사고발생시간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민.군 합동조사단이 천안함의 사고 발생시간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내일 발표할 계획”이라며 “생존 장병도 내일 중으로 가능한 모두 언론에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원 대변인은 “본인들이 공개를 거부하는 장병을 제외하고는 가급적 전체가 다 나오도록 하겠다”며 “생존 장병에게 기자들이 질문하면 답하길 원하거나 그에 적절한 장병이 자발적으로 답변하는 식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생존 장병은 전우인 실종자의 가족을 만나는 데는 적극적인 반면 언론 앞에 서는 것에 대해서는 주저하고 있다”며 “강요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maen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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