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나누려는 작은 마음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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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4-09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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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년째 이웃사랑 전하는 황성화씨, '집배원 대상' 받아


(아주경제 배충현 기자) “잘 먹어야 하는 한창나이에 형편이 어려워 급식을 못한다는 게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작은 도움인데도 아이들이 열심히 공부하는 걸 보면 오히려 부끄러운 생각이 듭니다.”

혼자 사는 노인과 소년소녀가장, 결식학생에게 15년째 사랑을 나누고 있는 황성화 집배원(43ㆍ부산 동래우체국)은 “혼자 잘 살면 무슨 재미가 있겠느냐”며 “같이 나누려는 마음과 작은 나눔을 계속 이어가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황 씨는 지식경제부 우정사업본부가 전국 1만7000여 집배원 중 최고를 뽑는 ‘집배원 대상’에서 최고상인 ‘대상’을 받는다. 시상식은  오는 13일 지식경제공무원교육원(천안 소재)에서 열린다.

황 씨가 사랑의 나눔을 시작한 것은 1996년. 이른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동래구 명장2동에서 우편물을 배달하다보니 주위에 어려운 이웃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

황 씨는 처음엔 형편이 어려운 초등학생의 급식비를 보태주다가 지금은 월급을 쪼개 중고생들까지 도와주고 있다.

현재 황 씨는 고등학생 2명과 중학생 3명의 급식비를 지원해주고 있다. 고등학생 중 한명은 할머니와 사는 조손가정이고 또 한명은 엄마가 암으로 투병중이다. 황 씨는 이들 학생의 고등학교 입학 때 교복과 가방을 사주기도 했다.

고등학교 2학년 손녀와 사는 김모 할머니(77)는 “작년 손녀의 고등학교 입학때 황 씨가 교복을 사주고 얼마 전에는 신발도 선물했다”며 “자기도 가정이 있으면서 한결같이 도움을 줘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황 씨는 혼자 사는 노인들의 식사를 챙겨주고 한 달에 두 번씩 목욕봉사도 하고 있다. 명절 때에는 관할구역인 명장2동 경로당 노인들에게 식사도 대접한다.

황 씨가 현재 도움을 주고 있는 이웃은 20여명이 넘는다. 소년소녀가장, 결식학생, 혼자사는 노인 등 소외계층도 다양하다.

대학 휴학 중 우체국에서 아르바이트 한 것을 계기로 91년부터 집배원을 하고 있는 황 씨는 “우편물을 배달하다 보면 하루 밥 세끼를 못 드시는 분들도 있고, 소년소녀가장도 만나게 된다”며 “내 조그만 정성이 그들에게는 큰 도움이 되는 것이 기쁘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집배원 대상’에는 대상에 황성화 씨를 비롯해 금상에 김선호(광주)ㆍ김기순(익산)씨를 은상에 김종현(서울중랑)ㆍ은일(서울강동)ㆍ김동영(안동), 동상에 김정호(서울강남)ㆍ신준호(해운대)ㆍ강정규(대전유성)ㆍ김상수(제주 한림) 씨가 선정됐다. 수상자 10명에게는 장관 표창과 포상금이 주어진다.

ba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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