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자찬(自畵自讚). 꼭 요즘 우리 정부를 두고 하는 말 같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재정건전성이 예상보다 '덜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재정 형편이 G20 국가 중 두 번째로 좋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30년 후 재정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는 예상이 대세였으니 정부 입장에서야 고무될 만한 결과다. 우리 재정건전성이 나쁘지 않다는 언론 보도도 줄을 잇는다. 정부는 자신감을 되찾았다. 대놓고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를 지켜보자니 조금 불안하다.
잘했으면 잘했다고 칭찬하는 게 마땅하다. 그러나 빈 수레가 요란한 법이다. 정부의 자화자찬이 미심쩍어 속을 들여다봤다. 옛말 틀린 거 하나없다. 당초 예상보다 국가채무는 줄었지만 체질은 더 나빠졌다. 적자성 채무의 비중이 크게 늘어난 탓이다. 2004년 38.2%였던 적자성 채무 비중은 5년 만에 8.6%포인트 뛰었다. 역대 최고 수준이다. 적자성 채무는 조세 등 국민부담으로 상환해야 한다. 즉 국민의 세금 부담이 커졌다는 말이다. 국가채무는 줄었을지 몰라도 국민들의 채무는 늘어난 셈이다. 실제 추계인구로 나눈 1인당 나랏빚은 737만원 수준이다. 전년보다 100만원 정도 증가했다.
과거 임시변통을 즐기다 빚에 발목잡혔던 기억이 생생하다. 순간의 달콤함은 늘 우리의 눈을 흐렸다. 당장 재정건전성 지표들이 잘 나왔다고 좋아할 것 없다. 숫자일 뿐이다. 모든 것이 불확실한 속에서 '착시'일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숫자는 좋아졌지만 국민들이 느끼는 경기는 여전히 '글쎄…'다. 오히려 자산이나 소득 측면에서는 불평등과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나빠지면 나빠졌지 결코 좋아졌다고 볼 수 없다.
정부는 아직 칭찬을 바랄 때가 아니다. 재정악화 속도는 여전히 빠르다. 2008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30.1%였던 국가채무가 지난해 35.6%까지 급증했다. 공기업 부채를 포함하면 무려 59.1%까지 올라간다. 감세정책 기조도 계속 유지하고 있다. 4대강 사업도 차질없이 진행한단다. 이러니 국민들은 불안할 수밖에.
아주경제 권영은 기자 younge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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