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생존자 “화약냄새 없었다”

(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천안함 생존자들이 사고 13일만에 언론과의 공개진술을 통해 사고 당시 화약냄새는 나지 않았고 외부충격일 가능성이 높다고 증언했다.

7일 천안함 사고 당시 승조원이자 병기장인 오성탁 상사는 “제가 병기장으로 탄약을 담당하는 책임자인데, 만약 화약이 있었으면 불이나고 냄새가 진동했을 것”이라며 “사고 순간 화약 냄새는 전혀 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오 상사는 이어 “사고 순간 지하 2층의 격실에서 업무보고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쾅하는 소리와 함께 몸이 공중에 떠오르고 정전이 됐다”며 “귀가 아플 정도의 폭발음이 났이며 펑하는 순간에 배가 90도로 기울었다”고 말했다.

전탐장을 담당했던 김수길 상사는 “안자고 있었기 때문에 ‘꽝꽝’소리를 두 번 느꼈다”며 “처음 ‘쿵’하는 소리는 어디에 부딪힌 줄 알고 제가 바로 전탐실로 행했고, 이후의 ‘꽝’하는 소리는 약간의 폭음과 전등이 떨아지는 소리가 함께 들렸다”고 설명했다.

조타장인 김병남 상사는 “배가 암초나 사주(모래톱)에 걸리면 기본적으로 찢어지는 소리가 난다”며 “이번 사고는 외부 충격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원일 함장 역시 “오후 10시32분 통화할 때 사고 원인이 충격을 받은 것 같다고 했다”며 “외부충격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내부적 문제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에 대해 이채권 대위는 “출항 전 2~3일 전부터 작동을 시작하기 때문에 장비나 선체의 노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사고 이전 물이 새는 경우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사고 당시 비상상황이었느냐는 질문에 기관장 이채권 대위는 “행정업무를 위해 워드 작업을 하려고 기관장실에 있었는데 긴급 상황이었다면 고속 추진을 준비 했어야 했다”며 “사건 이전까지 아무런 조짐이 없었다” 고 답했다.

사고 발생 시간에 대해서는 박연수 대위가 “눈으로 확인한 마지막 시간은 함교에 당직사관이 확인할 수 있는 모니터상에 오후 9시43분이었다”고 말했다.

maen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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