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충현ㆍ김영리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애플이 글로벌 모바일 시장 공략을 강화하면서 휴대폰 제조업체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MS는 자체 브랜드의 스마트폰 출시를 예고하고 있고 최근 아이패드를 선보인 애플도 새로운 아이폰 운영체제(OS)와 차기 모델을 준비하고 있다.
반면 세계 휴대폰 2, 3위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아직 스마트폰 경쟁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뒤쳐진 상태다.
이에 따라 글로벌 업체들의 모바일 공략 강화에 삼성ㆍLG 등 국내 기업들의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MSㆍ애플 모바일 시장 공세 강화
MS와 애플은 각각 새로운 스마트폰과 OS를 출시한다.
MS는 오는 12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체 브랜드 스마트폰을 선보인다.
MS는 그동안 '핑크' 프로젝트를 통해 스마트폰을 개발해 왔다. 또 스마트폰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지난 2008년 신생 기업 데인저를 인수하고 지난 2월에는 윈도폰7이라는 모바일 OS도 공개한 상태다.
이에 따라 MS는 윈도폰7을 탑재한 자체 브랜드로 휴대폰을 이달 말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을 통해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제품 생산은 일본의 샤프가 담당한다.
여기에 애플의 행보도 글로벌 모바일 시장 변화를 이끌고 있다. 애플은 아이패드를 통해 태블릿PC 시장에서 이미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4세대(4G) 아이폰 OS를 통해 스마트폰 시장 주도권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애플은 8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쿠퍼티노 본사에서 아이폰 OS 4.0을 발표했다.
아이폰 4G는 6월께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차세대 아이폰은 멀티태스킹, 영상통화 등의 기능을 지원하고 프로세스 개선으로 배터리 소모시간을 크게 줄이는 대대적으로 성능을 개선해 선보일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삼성ㆍLG 스마트폰 대응력 미흡
삼성ㆍLG전자는 글로벌 공룡들의 공격에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삼성과 LG전자는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각각 2억2710만대, 1억1790만대를 팔아 나란히 2,3위를 차지했다.
미국ㆍ유럽 기업들이 선점해왔던 모바일 시장에서 세계 2위의 휴대폰 제조 경쟁력을 갖추게 된 것이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3.7%, LG전자는 1%가 채 안된다.
모바일 시장의 패러다임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이동했지만 삼성과 LG전자는 스펙 좋은 휴대폰을 만들어 많이 파는 데 열중해 실기 한 것이다.
또 국내 이동통신 시장의 폐쇄성과 민간 모바일 SW 대응 능력 부족을 초래한 정부의 위피(WIPI) 탑재 의무화 정책도 일정부분 책임이 있다.
스마트폰 대응에 실패하면서 삼성ㆍLG전자의 휴대폰 영업이익률도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삼성ㆍLG의 휴대폰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각각 9.7%, 7.3%에서 올해 8.3%, 4.0%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애플은 지난해 아이폰으로 약 5조원의 영업이익을 거둬들이고 무려 30.3%의 이익률을 기록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글로벌 플레이어들이 스마트폰 시장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은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어려운 얘기일 수 밖에 없다"며 "현재 삼성과 LG는 시장의 이목을 끌 수 있는 모델이 없고 OS 및 콘텐츠에서 경쟁력이 없어 글로벌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업체 제품 라인업 확대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일단 향후 시장 추이를 지켜보면서 대응책을 마련한다는 신중한 입장이다. 멀티OS와 제품 라인업을 확대한다는 기본 전략은 변함이 없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다양한 제품군과 멀티 플랫폼 전략을 통해 글로벌 휴대폰 시장에서 요구하는 제품을 폭넓게 공급할 것"이라며 "MS 등 새로운 플레이어가 생긴다는 것은 시장 전망이 좋다는 것을 의미하는 만큼 좋은 제품으로 경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안드로이드폰에 주력하면서 윈도폰까지 제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출시할 20여종의 스마트폰 중 절반 이상은 안드로이드폰으로 선보이고, 이 중 한 두개 전략 모델을 만든다는 게 LG전자의 전략이다.
애플의 아이패드에 대응하기 위한 국내 업체들의 태블릿PC는 LG전자와 삼보컴퓨터가 준비하고 있다.
LG전자는 연내, 삼보컴퓨터는 상반기에 태블릿PC를 출시할 계획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아직 태블릿PC 출시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휴대폰과 태블릿PC 등 글로벌 모바일 시장은 콘텐츠 확보가 주요한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성공은 앱스토어로 대표되는 강력한 콘텐츠가 기반인 만큼 국내 업체들도 자사 제품을 통해 사용자들에게 얼마나 많은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느냐가 경쟁력의 갖출 수 있는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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