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참사에 '표류'하는 민생법안

민생관련 여신전문금융법 등 미처리
영세자영업자 위한 고용보험법 2년째 낮잠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천안함 침몰 참사가 터지면서 4월 국회에 정쟁의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여야 모두 여론을 의식해 참사 진상규명에 포커스를 맞추면서 민생법안 논의가 후순위로 밀려버린 것이다. 이에 정부는 민생∙경제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국회에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11일 정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올 7월부터 영세 자영업자에게도 실업급여를 제공할 수 있도록 규정한 고용보험법 개정안이 2년째 국회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

민생 관련 금융법안도 발목이 묶여 있다.

카드사 수수료 인하를 담은 여신전문금융법 개정안의 경우 최근 대형 마트 등이 수수료를 소폭 인하하면서 법안 처리의 동력이 떨어졌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보험상품에 대한 설명의무를 규정하여 불충분한 설명에 따른 판매로 생기는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는 보험업법 개정안도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또 미등록 대부업자가 대부시 이자율을 기존 30%에서 20%로 제한한 대부업법 개정안도 표류하고 있다.

사회적 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사회적 기업 육성법, 골목 상권을 보호하기 위해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출점 제한을 담은 유통산업발전법 등은 해당 상임위와 정부 부처 간 이견으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퇴직연금의 불공정 거래를 제한하고 근로자의 다양한 퇴직연금 가입을 허용하는 퇴직연금법도 상임위에 계류돼 있다.

이외에 지주회사 규제 완화를 위한 독점 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등도 야권의 반발로 합의처리가 어려운 상황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한 관계자는 “이번 임시회에서 민생∙경제 입법을 처리하지 못한다면 하반기 국회에 가서나 법안들이 다시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며 “6월 지방선거, 7월 재보선 등 정치일정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정부 관계자는 “지방선거나 후반기 국회 원구성 등 남은 일정으로 볼 때 반드시 민생관련 경제법안은 이번 임시회에서 처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6월 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있어 정부의 정책추진 여건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4월 국회에서 경제민생 관련 법률안 통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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