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인사이드]환율하락 장기화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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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2-26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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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서영백 기자) 12일 원·달러 환율이 장중 1111원대로 연저점을 경신하면서 시장에 불안감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특히 일시적인 반등이 나타날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환율이 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경제위기를 조기 극복한 우리경제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이어지면서 외국인투자자들의 국내 주식 및 채권에 대한 투자가 계속되고 있다.

올들어 주식과 채권시장에서 외국인들의 순매수규모는 15조원에 이르고 있다. 두달 연속 이어지고 있는 무역수지 흑자도 환율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외화유입이 계속될 경우 금년중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000원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고 내년에는 900원대까지 갈 것이란 전망도 있어 그에 대한 대비가 절실하다.

여기에 중국이 조만간 위안화 절상을 단행할 가능성마저 높아지고 있다. 중국이 자국통화의 가치를 높이려고 하면 이에 위기를 느낀 미국도 화폐의 가치를 높이는 방법으로 맞대응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환율하락은 원유 등 수입품가격을 낮춰 물가를 안정시키고 국민소득이 늘어나는 등 긍정적 효과도 적지 않다.

그러나 수출의존도가 매우 높은 우리 경제로서는 부정적인 측면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사실 세계적 불황 속에서 한국이 가장 빨리 회복세를 보인 것도 환율 덕이 컸다. 하지만 환율 효과가 급격히 사라진다면 수출 타격과 기업실적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가장 문제는 하락 속도에 있다. 지금처럼 빠른 속도로 하락할 경우 불과 1주일 내에 기업들에 악영향을 미치는 수준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실제 수출 비중이 큰 자동차 업계는 그 타격이 크다고 할 수 있다. 환율이 10원 하락하면 매출이 2000억원가량 떨어진다고 한다.

내수시장에서도 환율 하락은 수입 경쟁차 가격을 낮추는 요인이어서 국내 완성차 업계로선 설상가상이다. IT업계의 타격도 작지 않다.

이처럼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서 원화강세는 수출부진으로 이어져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이 뻔하다.

민간소비를 비롯해 내수가 여전히 취약한 상황에서 수출마저 꺾이면 경기회복의 동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

이게 외환 당국이 최근 환율 방어에 나서게 된 배경이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국회에서 “환율이 급변동하면 경제안정을 위해 필요한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원화 환율이 우리 경제에 부담이 될 정도로 하락하는 것을 방관하지 않겠다는 의미이다.

환율 하락 속도가 너무 가파르면 기업들이 적응할 시간을 벌 수 없기 때문에 적절한 속도 조절은 필요하다.

다만 외환시장 개입은 신중해야 한다. 달러 약세가 대세로 고착돼 가고 있는 지금 지나친 인위적 시장개입은 득보다 실이 많다.

이 경우 환율 조작이란 빌미를 주지 않도록 간접적이고 거시경제적 접근법을 써야 한다.

아울러 수출기업들도 환율 변화에만 일희일비하기보다 경영개선과 생산성 향상을 통해 원고(高) 시대에 걸맞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고환율 덕에 싼 가격으로 해외시장에서 경쟁하려는 생각은 이제 버려야 한다.

수출과 환율간의 상관관계는 경제의 글로벌화가 진행됨에 따라 점차 약화될 것은 뻔하기 때문이다.

inch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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