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신호 켜진 경제성장률
(아주경제 김선환 기자) 2ㆍ4분기 경제성장률 전망에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수출과 내수, 설비투자, 고용 등 경제지표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빠르게 나아지고 있다.
12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통계청 등에 따르면 1분기에 이어 2분기 경제도 외생적인 돌발변수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경기회복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1분기 경제성적 '고용' 外 '초과달성'
우선 1분기 경제 성적은 기대를 초과 달성했다. 지난 3월까지 수출실적은 1016억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36.6%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수입도 979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7.1% 늘었다. 이로써 환율 하락에 따른 수입 증가로 적자를 기록했던 지난 1월 무역수지가 1분기 전체로는 37억달러 흑자로 전환됐다.
소매판매(전년 동기 대비)는 지난 1월(6.8%)에 이어 2월(12.9%)에도 호조세를 이어왔다. 3월에도 폭은 줄어들겠지만 증가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설비투자(전년 동기 대비) 역시 지난해 4분기(13.3%)에 나타났던 두자릿수 증가세가 올 1분기까지 이어지는 모습이다.
반도체 장비 등 기계류 투자 호조에 힘입어 올해 설비투자지수는 1월 19.4%, 2월 18.0%에 이어 3월에도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고용시장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실업률이 지난 1월(4.8%), 2월(4.4%)에 크게 늘었다. 지난해 말 희망근로사업 및 청년인턴 등 공공부문 일자리사업이 종료된 데 따른 여파 때문이다.
그러나 2월 들어 제조업 취업자(4만5000명)가 5년여 만에 두달 연속 늘어나는 등 공공행정을 제외한 취업자 수(14만2000명)가 2008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당초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0% 정도로 내다봤다. 소비자물가는 3% 내외로 관리하고, 150억달러의 경상수지 흑자를 목표로 내걸었다. 대통령이 올해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일자리 창출을 선언하면서 취업자 수는 당초 목표치보다 5만명 이상 늘렸지만 그 밖에는 변화가 없다.
일단 3월까지만 보면 소비자물가 관리에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억제선을 벗어난 달이 지난 1월(3.1%)을 제외하곤 없다. 2월 2.9%, 3월 2.7%로 두달 연속 2%대를 유지했다.
소비는 계절적 요인에 따른 일시적 조정에도 불구하고 최근 고용회복 추세, 소비자물가 및 금융시장ㆍ기대심리 안정으로 개선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고용여건 역시 정부의 전방위 정책으로 봄햇살만큼이나 따사로울 조짐이다. 경기회복세가 이어지고 3월부터 희망근로사업과 청년인턴프로그램 등 공공부문 일자리사업이 본격화됨에 따라 새벽 인력시장이 일터를 찾아나서는 인파로 북적거리고 있다.
이렇듯 연초 각종 경제지표가 낙관적으로 흐르자 올해 성장률을 보수적으로 잡았던 중앙은행도 이날 GDP 전망치를 상향조정했다. 당초보다 0.6%포인트 오른 5.2%로 내다본 것.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취임하고 처음 열린 지난 9일 금융통화운영위원회에서 현재의 금융완화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이후다.
가계부채 등 일부에서 지적하는 자산버블 우려보다는 성장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피력한 셈이다. 김 총재의 취임으로 삐걱거리던 중앙은행과 정부의 정책공조가 한층 강화된 점을 시장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 유가ㆍ원자재ㆍ환율하락 등 긴장 늦춰선 안돼
그러나 모든 여건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유가를 비롯한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면서 수출 경쟁력이 떨어지고 물가도 불안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경제 전문가들은 세계 경기의 회복세와 맞물려 원자재 가격 강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경기 정상화 국면에서 만만치 않은 복병을 만났다고 우려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최근 국제 원자재 가격이 세계 경기 회복과 맞물려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국제 원자재 가격의 변동에 취약하기 때문에 원자재 수입자금 지원과 원자재 관련 금융을 강화하고 원자재 방출 확대 및 재고 확보 등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환율 하락도 가속화하고 있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이 장중 기준으로 1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그리스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고 있으며 위안화 절상 기대감이 커 환율 상승 분위기가 강하다"면서 "다만 원ㆍ달러 환율의 저점은 당국의 개입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sh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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