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신용등급 상향에 경제회복 '청신호'
환율 등 변수 가능성에 낙관론 신중 의견도
(아주경제 서영백 기자)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상향 조정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이 성장률 전망치를 5%대로 상향조정한데 이어 국책연구소 및 글로벌투자은행(IB)들이 큰 폭으로 상향조정하는 등 경제가 곧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4일 정부, 한국은행, 관련기관 등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6%포인트나 높은 5.2%를 제시했다. 이는 정부가 예측한 5%를 능가하는 수준으로 4년 만에 가장 높은 전망치다.
세계경제성장률과 교역신장률이 높아지는 등 대외환경이 개선되고 대내적으론 민간소비(4%)와 설비투자(13.4%)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게 성장 전망치를 높이는 근거로 제시됐다.
이런 분석과 전망대로라면 우리 경제는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다는 얘기다.
국책 및 민간 경제연구기관들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올리거나 조만간 상향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현재 5.5%인 경제성장 전망치를 다음 달 상향 조정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KDI의 현오석 원장은 지난달 "최근 경기 회복세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올해 한국이 연간 5.5% 성장률을 충분히 달성할 것"이라며 그 이상의 가능성도 열어둔 바 있다.
금융연구원은 이달 중 전망치를 4.4 %에서 5% 안팎으로 올릴 계획이다. 지난달 초 산업은행 경제연구소는 올해 국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8%에서 4.7%로 0.9%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민간연구소중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4.2%에서 4.6%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 연말에 비해 세계 경제성장 전망이 높아지면서 수출전망치가 예상보다 높아진 데다 소득 및 고용증가, 소비심리 개선, 대기업 투자여력 증대 등으로 내수 회복세도 개선된 점을 반영한 것이다.
해외투자은행들도 올해와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에 대한 추가 상향에 나서고 있다.
국제금융센터가 집계한 해외 10개 IB의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 평균값은 지난해 말 5%에서 지난달 말 5.2%로 올랐다.
JP모건은 올해와 내년도 한국의 경제성장률로 당초의 4.9%와 4.1%에서 각각 5.3%와 4.6%로 상향조정했다.
앞서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가 올해와 내년도 한국의 경제성장률로 종전의 4.9%와 4.5%에서 6.2%와 5%로 높였다.
또 다이와증권이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6%에서 6.8%로 상향 조정했고 노무라증권도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로 시장 컨센서스보다 높은 5.5%를 제시하고 있다.
해외IB들은 중국 경제가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미국 등 선진국 경제의 회복세도 확대돼 수출과 광공업생산의 호조세가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경제회복으로 가는 길에 경계해야 할 변수 또한 적지 않기 때문에 낙관론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당장에는 환율과 원자재 값이 큰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19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한 원화 값의 상승은 수출기업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또한 원유 철광석 비철금속 등 꺾일 줄 모르는 국제 원자재 값 급등도 불안 요인이다.
여기에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건설사 도산 가능성, 고용 부진 등 대내외 위험 요인이 도사리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 거시경제실장은 "경기 선행지표 등을 봐도 경기가 꺾일 가능성이 있으며, 하반기에 국내외의 정부 부양책이 힘이 떨어질 수도 있다"며 "환율이 내려가면서 경제 흐름이 탄력을 받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연구원 조경엽 선임연구위원도 "저금리와 경기부양 정책이 유지될 경우 퇴출돼야 할 기업들이 시장에 머물게 되고, 이에 따라 과거에 잘못된 투자를 교정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쳐 불황을 장기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잠재성장률의 둔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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